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미 대사관저 난입 부실 대응으로 비판받은 경찰이 23일 외국 공관 경비 강화책을 내놨다. 성별 불문 검거, 호신용 경봉 지급이 주요 내용이다.
서울경찰청은 외국 공관 및 관저에 침입하거나 위해를 가할 경우 성별을 불문하고 즉시 제지, 검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대진연이 서울 중구 미 대사관저 담을 넘어 기습시위를 했을 때 남성 의무경찰들이 여성 시위자를 저지하지 못하고 지켜만 봤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울청은 또 외국 공관·관저 경비에 배치되는 근무자들에게 호신용 경봉(3단봉)과 분사기를 지급해 휴대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미 대사관저 외부에 감시카메라를 달고 상황경보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관저 주변 상황을 조기 감지하기 위해서다. 상황경보시스템은 경비 근무자가 비상호출기를 누르면 현장지휘소(CP) 등에 설치된 모니터에 경보음이 울리면서 위치가 뜨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진연은 이날 미 대사관저 월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평화이음 압수수색은 남북교류협력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핑곗거리를 찾아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대사관저 월담에 가담한 학생 다수가 서울 성동구 평화이음 건물에서 나왔고, 영장에 적시된 관련 자료 2박스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