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도 할리우드 영화처럼 히어로(영웅)와 빌런(악당)이 존재할까. 이 책을 펼쳐보면 단번에 답을 확인할 수 있다. 성경 이야기를 이미지로 정리한 ‘바이블 인포그래픽’의 후속작이다. 성경 인물과 사건을 영웅과 악당, 빛과 어둠 등 반대 개념의 대결 구도로 설정해 흥미롭게 설명한다. 저자들은 이 같은 ‘궁극의 이항대립’이 하나님은 빛이며, 어떤 형태로 어둠이 등장하더라도 그분이 모두 물리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줄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 등장하는 영웅과 악당은 각각 12명씩이다. 카드 형태로 제작된 영웅과 악당 프로필엔 개성 넘치는 소개글이 적혀 있다. 영웅 중 한 명인 바울의 필사자 실라는 ‘학식이 높은 예언자며, 아마도 로마시민, 진짜 똑똑한 사람’으로 기록됐다. 세례 요한을 죽게 해 악당으로 꼽힌 헤로디아는 ‘머리 수집가’로, 다윗 왕의 아들 압살롬은 ‘머리카락 때문에 망함’이란 별칭이 달렸다. 압살롬은 나무를 지나던 중 머리카락이 가지에 걸리는 바람에 죽임을 당했다.
성경을 읽을 때 알아두면 유익한 주변 지식도 많다. 솔로몬 왕은 현재 시세로 2조2000억 달러를 소유한 거부다. 아마존 사장 제프 베조스(130억 달러)나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88억 달러),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12.4억 달러)보다 더 부유한 셈이다. 사복음서 저자 가운데 의사인 누가는 글자 수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글을 썼다. 예수님에 대한 언급은 사복음서 중 마태복음(60%)이 가장 많다. 인포그래픽을 이용한 이스라엘 왕조 정리와 삼위일체 해석 역시 일품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