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빼앗긴 왕좌 되찾자… ‘LCK 정예 3팀’ 조 1위 8강

입력 2019-10-24 19:24 수정 2019-10-24 23:0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출전한 한국 3팀이 나란히 8강에 진출했다. 지난 20일 독일 베를린의 베르티 뮤직홀에서 진행된 롤드컵 8강 조 추첨식에서 무대에 오른 한국 선수들. 왼쪽부터 그리핀 이승용, 펀플러스(중국) 가오 티안리앙, SK텔레콤 T1 이상혁, 담원 게이밍 허수. 라이엇 게임즈 제공

중국에 빼앗긴 왕좌를 되찾자는 결연한 의지로 뭉친 ‘LCK 정예 군단’이 힘찬 첫 걸음을 뗐다.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진행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한국 소속 3팀은 나란히 조 1위에 오르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자존심을 구긴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지은 건 한국 2번 시드 그리핀이다. A조에 배정된 그리핀은 올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챔피언 G2 e스포츠를 상대로 1라운드에서 패했지만, 2라운드에서 순위 결정전 포함 2연승을 따내며 완벽히 설욕했다. 북미의 자존심 C9 또한 그리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리핀은 대회 중 비약적인 경기력 상승을 보이며 ‘큰 무대 울렁증’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날렸다. 올해 초 처음 국내 1부 리그(LCK)에 오른 뒤 보인 압도적인 경기력이 그대로 재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1번 시드이자 맏형인 SK텔레콤 T1은 ‘죽음의 조’로 꼽힌 C조에서 5승을 쌓으며 가볍게 조 1위에 올랐다. SKT는 중국 라이벌 로열 네버 기브 업(RNG)을 상대로 치열한 경기 끝에 2연승을 따냈다. ‘유럽 명가’ 프나틱을 상대로는 1승 1패로 팽팽했다. RNG는 SKT에 잇달아 패한 여파로 사상 첫 토너먼트 스테이지 진출 실패의 쓴맛을 봤다.

담원 게이밍은 미드라이너 ‘쇼메이커’ 허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조 1위를 차지했다. 담원은 ‘투신’이란 별명이 어울리는 저돌적인 전투로 이번 대회 ‘돌풍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담원은 디펜딩 챔피언 인빅터스 게이밍(IG, 중국)을 상대로 화끈한 난타전을 펼치며 2승을 챙겼다. 현재 담원의 지휘봉을 쥐고 있는 김정수 코치는 지난해 IG를 이끌고 대회 우승을 차지한 전력이 있어 ‘김정수 더비’로도 화제를 낳았다. 결과는 현재 이끌고 있는 팀의 완승이다.

한국 세 팀이 모두 조 1위가 되며 8강에서 만나지 않게 된 것도 호재다. 토너먼트 스테이지에는 한국 3팀을 비롯해 홈팀인 유럽(LEC) 3팀, 중국(LPL) 2팀이 진출했다. ‘4대 리그’로 꼽히는 북미(LCS)는 참가 3팀이 모두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날 진행된 대진 추첨 결과 그리핀은 IG를, SKT는 스플라이스(유럽)를, 담원은 G2를 만나게 됐다. 만만찮은 상대지만 그룹 스테이지 경기력을 평가했을 때 한국 3팀이 4강에서 조우할 거란 기대를 받고 있다.

베를린=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