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연임 성공… 집권당, 과반 잃어 연정 불가피

입력 2019-10-23 04:06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부인 소피 그레구아르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몬트리올의 자유당 선거본부에서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총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은 전날 실시된 총선에서 157석을 얻어 재집권에 성공했다. AP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야당과 접전을 벌인 끝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은 원내 1당 지위는 유지했지만 2015년 총선 때보다 의석을 상당수 잃어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트뤼도 총리는 ‘소수 정부’로 2기 내각을 꾸리게 됐다.

캐나다 집권 자유당은 21일(현지시간) 실시된 43대 총선에서 157석을 얻어 121석에 그친 보수당을 비교적 큰 차이로 따돌렸다고 CBC 등 현지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자유당은 득표율에서 보수당(34.4%)보다 적은 33%에 그쳤으나 소선거구제 선거방식 덕분에 1당 지위를 지켰다. 자유당과 보수당에 이어 퀘벡 지역에 기반을 둔 블록퀘벡당이 32석, 좌파 성향 신민주당(NDP)이 24석을 각각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녹색당은 3석을 얻었고 무소속 당선자도 1명 나왔다.

트뤼도 총리는 트위터에 “우리 팀에게 신뢰를 주고 이 나라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신념에 동참해준 캐나다 국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당신이 어느 당에 투표했든 간에 우리는 모든 캐나다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유당은 4년 전인 2015년 총선 때 184석을 얻는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자유당은 올해 선거에서 27석을 상실해 단독 과반 의석(170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자유당은 야당과 연정을 이루거나 협력 관계를 맺는 식으로 새 정부를 꾸리게 됐다. 자유당은 우파 성향인 보수당보다는 NDP 등 진보 성향 정당을 파트너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은 지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2006년부터 10년 가까이 장기집권해 온 보수당 정권을 무너뜨렸다. 자유당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당의 거센 추격을 받았으며 같은 진보 진영에 속하는 NDP에서도 견제를 받았다. 자유당은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30%대 초반을 유지하며 보수당과 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보수당은 지난 총선과 비교해 26석을 늘리며 선전했으나 트뤼도 총리의 재집권을 저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NDP도 선거 기간 막바지에 지지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며 돌풍을 일으키는 듯했으나 이를 표로 이어가지 못했다. 도리어 지난 총선 때 얻었던 44석의 절반에 가까운 20석을 잃었다. 트뤼도 총리가 보수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자유당을 지지해 달라고 진보 성향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게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