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빈부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서울 강남과 강북 지역에서 주민 건강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공중보건활동 진단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이 서울시 ‘도시건강지수’를 개발해 적용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이 지수가 가장 높은 구(1분위)는 ‘강남 3구’로 불리는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였다.
도시건강지수는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건강수준과 건강행태, 의료서비스, 사회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건강결정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산출한 수치를 말한다.
이번 조사에서 강남 3구 외에도 바로 인근의 동작구, 목동 등 중상층 주거지역이 형성된 영등포구도 상위권에 들었다.
반면 도시건강지수가 낮은 구(5분위)는 금천구와 강북구, 동대문구였다. 중랑구와 도봉구도 하위권이었다.
영역별로 보면 강남 3구는 기대여명과 사망률, 삶의 질, 건강행태, 사회경제적 영역에서 모두 순위가 높았다. 금천구와 강북구는 기대여명과 사망률에서 낮은 순위를 보였고, 삶의 질 영역에선 금천구와 중랑구 순위가 낮았다. 흡연 음주 식생활 등 건강행태가 가장 취약한 구는 금천·동대문·강북구였다.
강동·노원·구로구는 현재 주민 건강수준은 안 좋지만 건강결정요인 순위가 양호해 향후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서대문·마포·성동구는 현재 건강수준은 양호하나 건강결정요인 순위가 낮아 미래 건강수준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진은 “사회경제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부 자치구는 건강결과 수준도 우수했다”며 “환경적 요인을 개선하는 노력을 통해 개인의 사회경제적 환경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서울시가 정신건강복지센터 기능을 확대하고 일자리와 소득 격차를 완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채소 섭취를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을 줄이기 위한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