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과 유통기업인 애터미㈜는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협약 체결식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리산 선교유적지 보존 및 계승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왕시루봉 교회는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5년 전인 1962년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세워졌다. 1921년부터 성경을 번역하고 영성훈련을 하던 지리산 노고단 교회가 6·25전쟁과 태풍 등으로 파괴되면서 인근의 왕시루봉으로 옮겨간 것이다. 노고단교회는 치유센터였다. 말라리아, 이질 등 풍토병으로 고통받던 선교사들이 이곳에서 치료받고 예배도 드렸다. 현재 왕시루봉엔 수양관 주택 10동과 교회, 창고 등의 시설이 남아있다.
선교 전문가들은 왕시루봉 수양관 주택들이 일본과 북미, 노르웨이 등 각국의 건축 양식에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구조를 접목한 보기 드문 유적이라고 평가한다.
보존연합 소강석 이사장은 “지리산 선교유적지에는 한국교회의 선교역사가 담겨 있다. 영호남 선교사들이 만나 화합을 이룬 현장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애터미 박한길 회장은 선교유적지 보존·계승사업을 위해 3억원을 후원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척박한 이 땅에 와서 교육·의료·복지시설을 세우고 이 민족을 섬긴 선교사들의 유적 보존을 통해 다음세대에 꿈과 도전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은 “해외에 파송된 선교사들이 귀국했을 때, 재충전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