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0%대 금리’도 나오나

입력 2019-10-21 04:03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대 초반 시대’를 연다. 이번 주부터 주요 은행이 예금 금리 인하에 나선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받아서다. 대출 금리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지만 고정금리는 오름세를, 변동금리는 내림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1년 만기) 주력 상품 금리는 연 1.5%(기본금리 기준) 수준이다. NH농협은행의 ‘왈츠회전예금Ⅱ’가 18일 현재 연 1.59%이고, KB국민은행의 ‘KB국민UP 정기예금’과 우리은행의 ‘우리SUPER주거래 정기예금’은 연 1.5%다. KEB하나은행의 ‘N플러스 정기예금’은 연 1.5%, 신한은행의 ‘신한S드림정기예금’은 연 1.35%다.

기준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에 정기예금 금리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례를 볼 때 기준금리 인하는 2주 안팎의 시차를 두고 예금 금리에 반영된다. KB국민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기준금리 인하범위(0.25% 포인트) 내에서 금리를 조정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이달 말쯤 인하를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달 안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에서는 정기예금 금리가 연 1.2%나 연 1.1%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일부 정기예금 상품의 경우 현재도 금리가 연 1% 초반이라 0%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

정기예금 금리는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만기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1월 연 2.14%, 4월 연 1.99%, 8월 연 1.61% 등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금리 하락세는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준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거나 이미 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들어서 고정·변동금리의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다. 최근 들어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반등하고 있어 상황이 복잡해졌다. 고정금리 오름세가 이어지고, 변동금리가 더 내린다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해질 수 있다. 최근 기준금리 흐름을 보면 변동금리는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강주화 박재찬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