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방송 성희롱·김경록 인터뷰… KBS 국감 난타전

입력 2019-10-18 04:02
양승동 KBS 사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양 사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발생한 KBS 여기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종학 선임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의 여파가 KBS 국정감사에까지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근조 KBS’ ‘국민의 명령이다. 양승동 나가레오’ 등 구호가 적힌 종이를 노트북에 붙이고 항의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커진 것은 사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KBS와 EBS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나온 KBS 기자 성희롱 발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의 인터뷰 논란 등을 집중 질의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KBS 기자가 성희롱을 당하는데 사장은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 말이 없다”며 “이게 사과받고 끝날 일인가. 유시민 이사장이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니까 알아서 머리 숙이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양 사장은 “법리 검토까지 했고, 법적 조치를 이르면 내일 정도에 취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 이사장이 KBS가 김경록씨 인터뷰를 검찰에 유출했다고 주장한 뒤 곧바로 조사위원회 구성을 발표한 데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유 이사장에게) 왜 반박을 제대로 못 하냐. 좌파 논객에게 공영방송이 휘둘린다. 유 이사장과 내통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고, 박성중 한국당 의원도 “유 이사장 한마디에 굴복해 조사위를 구성하고 청와대에 충성맹세를 하는 게 비굴한 행동이라 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양 사장은 “(유 이사장과) 내통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조 전 장관 관련 보도가 편파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 의원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와 조 전 장관 의혹 관련 KBS의 단독보도 양을 비교하면 3분의 1이다.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 보도 순서도 차별했다”고 하자 양 사장은 “최순실과 조국을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해명했다.

KBS ‘시사기획 창’ 태양광 사업 편과 관련한 청와대 외압 의혹도 언급됐다. 최연혜 한국당 의원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직접 KBS에 사과 방송을 요청했다고 브리핑했다. 과거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건과 비교할 수 없는 외압”이라고 지적하자 양 사장은 “청와대 비서실이 매뉴얼대로 하고 있다고 들었다. 공식문서가 오길 기다렸는데 방송 후 열흘이 지나서 (문서가 온) 부분이 아쉬웠다”고 답했다.

여당에서도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론적으로 말하면 KBS 대응이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 책임은 사장에게 있다는 점에서 양 사장 체제는 위기상황이다”라고 지적했고, 과방위원장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조사위 구성에 대해 “명확한 왜곡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눈치를 너무 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은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조 전 장관 자녀의 인턴 증명서 발급 과정을 묻는 말에 “검찰에서 수사 중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답하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한 원장의 양심을 건 증언을 요청한다” “국회와 국정감사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하자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충분하게 검찰 수사를 받은 한 원장에게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질의한다는 건 정치 공세”라고 맞받았다.

심희정 김용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