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잦아든 제주, 안병훈 버디 쇼

입력 2019-10-18 04:07
안병훈이 17일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1라운드 9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JNA골프 제공

안병훈(28)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첫날 깜짝 선두로 치고 올랐다. 세계 정상급 스타들로부터 최대 변수로 지목된 제주도의 바람이 잦아든 틈을 타 ‘버디 쇼’를 펼쳤다.

안병훈은 17일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72타·7241야드)에서 열린 더 CJ컵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작성하며 8언더파 64타로 단독 1위에 올랐다. 갑작스럽게 정면에서 불어온 바람을 맞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샷을 러프에 떨어뜨려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기어이 파를 지켜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안병훈은 기자회견에서 “어제와 그제만 해도 샷이 맞지 않아 걱정했는데 감각이 돌아왔다. 원하는 대로 치면서 위기를 잘 막을 수 있었다”며 “바람이 방향을 바꿀 때도 있었지만 지난해와 재작년에 비해 약해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PGA에서 측정된 클럽 나인브릿지의 풍속은 시속 20㎞. 기온 20도에 습도 73%로 날씨는 온화했다. 아침만 해도 강하게 내리쬔 볕은 오후 들어 몰려든 구름에 가려졌다. 출전 선수 78명은 비교적 수월하게 라운딩을 펼칠 수 있었다. 그 결과 홀 곳곳에서 버디 행진이 펼쳐졌다. 안병훈을 1타 차이로 추격한 2위 호아킨 니만(7언더파·칠레), 3위 제이슨 데이(6언더파·호주)는 모두 보기 없이 버디로만 언더파를 썼다.

PGA 신인왕 임성재는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를 치고 무난하게 출발했다. 더 CJ컵의 원년인 2017년 우승자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함께 공동 9위에서 1라운드를 완주했다.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브룩스 켑카(미국)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이글을 잡고 라운드 초반의 부진을 만회했다.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3개를 묶은 3언더파를 적어내고 공동 15위에 랭크됐다.

켑카는 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예상외로 바람이 약했으나 오히려 방향 예측이 안돼 고전했다. 바람만 제대로 예측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서귀포=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