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코드 전면 공개… 플랫폼 생태계 확장 노리는 IT기업들

입력 2019-10-17 04:01
삼성전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R&D 캠퍼스에서 개최한 ‘삼성 오픈소스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파트너존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IT 기업들이 기술 생태계 확장을 위한 ‘오픈소스’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발의 핵심인 소스코드를 전면 공개하고, 이를 내·외부 개발자들이 공유해 기술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유연한 전략이다. 기술 트렌드가 날로 복잡해져 기술 연구와 개발을 사내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워진 측면도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16일부터 이틀간 서울 서초구 서울R&D캠퍼스에서 ‘삼성 오픈소스 콘퍼런스(SOSCON) 2019’를 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80~90%에 오픈소스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 오픈소스 콘퍼런스는 2014년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2000여명이 모여 오픈소스 기반 5G,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조승환 삼성리서치 부소장(삼성전자 부사장)은 “미래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발전을 위해 오픈소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기술에 대한 개방형 혁신과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텔레콤도 이날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AI 기술 교류를 위한 ‘누구(NUGU) 콘퍼런스 2019’를 개최했다. 국내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개발자와 기업 관계자가 참석하는 행사로, 올해에는 AI 대중화에 초점을 맞춰 기기나 애플리케이션(앱)에 음성인식 AI를 적용할 수 있는 개발도구 ‘누구 SDK’와 ‘누구 오픈 플랫폼’ 등을 공개했다.

오픈소스 플랫폼은 개발자를 비롯해 누구나 사이트에 접속 및 프로그램 다운로드를 가능하게 하고, 이를 활용한 제2, 3의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회사 차원에서는 제조업체 및 개발자들이 자신의 서비스와 상품에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게 되고, 적은 개발비용으로 연계 제품 개발도 용이해져 비즈니스 수익모델 창출도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자체 플랫폼 사용자를 늘려 플랫폼 사업 생태계에서 점유도를 높일 수도 있다.

또 오랜 시간 개발자들이 기술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축적된 노하우를 감추고 보호하기보다는 업계 간 융합과 연동성을 강화해 더 큰 기술적 성장을 도모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오픈소스에 대한 IT 기업들의 관심과 중요도는 날로 높아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8월 ‘if kakao 개발자 콘퍼런스 2019’를 통해 추천 시스템에 활용 중인 ‘버팔로(Buffalo)’ 시스템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추천 기술 노하우를 공유한 바 있다. 네이버 역시 오는 28일 최신 트렌드와 축적된 기술을 공유하는 콘퍼런스 ‘DEVIEW’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