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촌’ 보령 은골마을 ‘문화마을’ 됐다

입력 2019-10-16 18:53
공동묘지·폐광촌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던 농촌마을이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영화제를 개최할 정도의 ‘문화마을’이 됐다.

충남 보령시 성주면 개화리 ‘은골마을’은 1970·80년대 석탄산업으로 활황을 누리던 마을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폐광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놓였다.

마을은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 힘을 모았다. 돌담으로 쌓은 쓰레기 분리 수거장인 ‘보물창고’, 마을 단위 문화예술 창작 공간인 ‘오석고을 박물관’ 등을 운영했다. 민요단·가야금 동아리 창설 및 재능기부 공연 등 다른 마을과 차별성을 두며 공동체 회복에 힘썼다.

지난해에는 산림청의 ‘국립 기억의 숲’ 수목장림 유치에 성공하며 새로운 형태의 주민 소득사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제6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아름다운 농촌 만들기 캠페인’ 분야에서 은상도 받았다.

은골마을 청년들은 행복마을 캠페인 상금 2000만원의 일부를 활용해 영화제를 기획했다. 마을 대표시설이자 공동묘지인 모란공원을 장소로 정했다. 묘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지역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은골마을 영화제’는 지난 11~12일 열렸다. 만화가 박재동 씨, 배우 김응수 씨 등이 방문했다. 각종 음악공연도 열어 지역주민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축제로 꾸몄다. 영화제는 성공적이었다.

권혁영 은골마을 영화제 추진위원장은 “성주면 개화리는 과거 ‘폐광촌’과 ‘묘지마을’이라는 꼬리표때문에 주민들의 자존감 하락, 소득원 부재 등의 어려움을 겪은 곳”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공동체성 함양과 다양한 소득사업, 의식 개선을 통해 전국 제일의 마을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보령=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