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시장의 3대 지표(취업자 수·고용률·실업률)가 모두 좋아졌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두 달 연속 30만명을 넘어섰다. 고용률(15세 이상)은 9월을 기준으로 2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실업률은 6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과 청년 고용 개선, 일부 서비스업 수요 증가 등이 고용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언제든 한파를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요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경제활동인구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30~40대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제조·금융·자영업 일자리는 사라졌다. 40대 고용률은 홀로 추락했다. ‘양적 성장’과 ‘질적 저하’가 고용시장에서 함께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은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4만8000명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8월(45만2000명)에 이어 계속 30만명을 웃돌았다. 고용률도 높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5%로 9월 기준으로 1996년 이후 가장 높았다. 15~64세 고용률은 67.1%로 9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실업률은 3.1%로 9월 기준 2013년 이후 가장 낮았다.
훈풍은 ‘노인’ ‘청년’이 이끌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드는 노인 일자리는 매월 약 10만~20만개 일자리를 견인하고 있다. 청년층 고용시장에서도 일부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16개월 연속 상승세다.
산업별로 서비스업 일자리가 늘었다.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가 전년 동월 대비 17만개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 일자리도 7만9000개 늘었다. 그러나 고용시장의 ‘위험 요인’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주춤하면서 제조업 일자리는 전년 동월 대비 11만1000개나 사라졌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수도 6만4000명 줄었다. 금융 및 보험업 일자리는 4만3000개 없어졌다. 40대 고용률은 전년 대비 0.9% 포인트 떨어졌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황이 계속 좋지 않은 것이다. 정부 재정이 투입된 ‘단기 일자리’가 주로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연말에 접어들어 노인 일자리 사업이 종료되면 10만~20만명 취업자 수가 다시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동향 안에 긍정적 모습과 부정적 모습이 혼재한 상태”라며 “상용직 증가가 지속하며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이 어느 정도 규모를 유지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제조업과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가 지속하는 모습은 부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세종=전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