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부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 맞서 일본 그리스도인들과 적극 연대해야”

입력 2019-10-17 00:02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발제문을 읽고 있다.

한·일 갈등의 시대에 양국 교회의 역할을 돌아보는 신학 세미나가 열렸다. 아베 정부의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과 평화헌법 개정에 반대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거부하는 일본의 그리스도인들과 연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학위원회와 감리교신학대 기독교통합연구소는 15일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 웨슬리 세미나실에서 ‘식민주의와 에큐메니즘’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김승태 소장이 한·일 갈등의 원인을 진단했다. 김 소장은 “최근 경제 갈등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대한 양국 정부의 역사 인식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태도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으며, 더 나아가 아베가 아니더라도 일본은 그런 태도로 나왔을 것”이라며 “일본은 한 번도 우리나라를 특정해 침략과 식민 지배를 인정하거나 사과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국이던 일본의 최대 관심은 여전히 천황제 유지였으며 지금까지도 천황의 신격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천황제 강화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반대하는 이들이 바로 일본의 그리스도인들”이라며 “한국교회와 일본교회가 그리스도의 몸 된 하나의 교회로서 공동의 선교적 사명이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민중신학회 최형묵 회장은 “한·일 간 현안의 해법을 정의 평화 인도주의 등 보편적 가치와 국제적 규범에 근거해 찾아야지 국가주의나 민족주의에 편승해선 안 된다”면서 “양국 그리스도인을 주축으로 시민사회가 연대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선 라지아 수기타라자 영국 버밍엄대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았다. 스리랑카 출신인 수기타라자 교수는 탈식민지 비평 이론을 성서 해석에 적용한 신학자다. 그는 “제국은 우월하고 식민지는 열등하다는 온갖 이원론적 사고에서 벗어나 사안의 다름과 복잡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