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엄마 구하지 못한 죄책감… 복음으로 마음의 상처 깨끗이

입력 2019-10-21 00:07

어려서부터 이혼한 엄마, 남동생과 셋이 살았다. 세상의 시선과 힘든 삶으로 날카롭고 신경질적이던 엄마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예수님을 만났다며 놀랍게 달라졌다. 기쁨이 넘치는 엄마가 무척 좋았지만 하던 일까지 그만두고 평생 절에 다니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전도하겠다고 집까지 정리하고 고3 수험생인 내 상황도 아랑곳없이 외갓집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할머니를 거의 강제로 기도원에 모시고 갔고 이 일로 수능시험을 사흘 앞둔 추운 날씨에 우리는 삼촌과 할아버지에 의해 어느 옥탑방으로 쫓겨났다.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생활에 엄마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가족들의 엄마에 대한 핍박이 극에 이르자 “엄마는 죄인이 아니에요. 함께 천국에 가자고 하는 거예요. 정말 그것뿐이에요”라고 외치고 싶었다.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수 없어 죽으려고 약을 먹었다. 중환자실에서 겨우 눈을 떴을 때 나를 바라보던 엄마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엄마 때문에 죽으려 한 게 아니고 엄마를 오해하는 사람들 때문에 괴로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내 입은 열리지 않았다. 몇 년간 목숨 걸고 싸우는 엄마를 보며 막연하게 하나님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 재력에 속아 사기 전과에 정신병까지 있는 사람과 다시 결혼한 막내 이모가 남편의 무자비한 폭행에 우리 집에 숨어 살았다. 더 견딜 수 없어 이혼하려고 엄마와 같이 집에 갔다가 그 사람이 휘두른 칼에 이모, 나, 엄마 모두 찔렸다. 온몸을 찔린 엄마의 상태는 심각했다. 그때 처음 하나님께 엄마를 살려달라고 부르짖었다.

몇 번의 수술로 겨우 눈을 뜬 엄마가 병원에 있을 때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삼촌까지 사과하며 가족 간의 오해와 아픔이 풀렸지만 엄마는 결국 한 달 만에 하나님 곁으로 가셨다. 사건 현장에 있었으면서 구하지 못한 죄책감이 몰려왔다. 내겐 모든 가족, 그리고 하나님까지 너무 원망스러웠다. 중환자실에서 깨어났을 때 본 엄마의 눈빛과 엄마가 내게 남긴 “왜 울어? 울지 마” 하던 마지막 말이 가슴에 못을 박았다. 엄마 없는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둘째 이모가 이 고통을 이길 방법은 복음밖에 없다며 3년 동안 우리에게 복음을 전했고 나도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이모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믿음은 막연한 것이 아니라 부활의 증거로 살아계신 예수님을 믿는 것’이란 말이 처음 귀에 들어왔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죽음의 문제까지 해결하고 부활하신 예수님! 그 예수님이 하나님임이 너무 선명해졌다. 그리고 내가 지은 죄가 전능자를 죽인 죄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그냥 꼬꾸라졌다.

그 순간 한 사건이 생각났다. 엄마가 친척들 보는 데서 삼촌에게 맞고 있을 때 나는 부엌에서 가장 큰 식칼을 집어 들고 “하나님과 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나한테 이런 꼴까지 보이면서 하나님 편에 서면 난 죽어버릴 거야” 하며 엄마에게 소리쳤다. 돌이켜보니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과 전혀 상관없는 마귀와 같은 자였다. 그 죄를 하나님께서 책망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며 눈물의 회개가 터졌다. 그리고 예수님을 영원한 주인으로 맞았다.

놀랍게도 예수님의 보혈로 용서받을 수 없던 내가 새로 태어났다는 자체로 모든 원망의 상대를 용서했고 마음의 상처도 깨끗이 치유됐다. 이모는 복음을 받고 주님을 위한 삶을 살고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우리와 함께 교회에 열심히 다니신다. 아직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삼촌도 예수님이 살아계신 것을 인정하고 있다. 지금 나는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정말 아픈 삶을 살았지만 부활의 주님 이외에 더 바랄 것이 없다. 어떤 일을 하고 어떤 환경이 돼도 언제나 주님이 나와 함께하시니 기쁨과 감사만 넘친다. 하나님까지 원망했던 나를 살리시고 천국의 삶을 살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김수정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