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낮췄다.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6% 포인트나 내렸다. 하향 조정 폭은 신흥개도국을 제외하고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4~2.5%, 한국은행은 2.2%로 예측하고 있다. IMF가 2.0%까지 내리면서 올해 1%대 성장에 그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IMF는 15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0%, 2.2%로 추산했다. 직전 전망치는 올해 2.6%, 내년 2.8%였다. 한국보다 전망치 하락 폭이 큰 나라는 신흥개도국을 제외하고 홍콩(2.4% 포인트)과 싱가포르(1.8% 포인트)뿐이다.
IMF는 하향 조정의 이유로 ‘대외 여건 악화’를 지목했다. IMF는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은 중국 경기 둔화, 미·중 무역 갈등의 파급 효과로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 위기에 한국 경제도 휘청대고 있다는 의미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예측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제조업 위축, 무역 갈등, 지정학적 긴장, 금융시장 심리 악화 등을 위험 요소로 거론했다. IMF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보다 0.2% 포인트 내린 6.1%로 내다봤다.
IMF가 2.0%라는 수치를 내놓으면서 올해 한국 경제의 ‘1%대 성장’ 위기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외 기관 가운데 1%대 성장을 예측한 곳이 있다. 블룸버그가 이달 기준으로 집계한 국내외 41개 기관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9%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1.9%로 잡고 있다.
정부도 전망치(2.2~2.5%) 달성이 어렵다는 분위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성장률을) 2.4%로 제시했지만 여러 여건상 달성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2% 달성이 쉽지 않아보인다”고 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IMF의 지난 4월 전망치가 너무 낙관적인 측면이 있어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결국 미·중 무역갈등 등 보호무역주의에서 파생되는 불안감과 불확실성, 그리고 이에 따른 투자 위축 가능성 등이 성장률 추가 하락 또는 성장률 개선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