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죽기를 각오하고

입력 2019-10-17 00:03

페르시아왕 다리우스 1세 계승자 아들인 아하수에로왕의 재위 기간(기원전 486~465년)에 하만과 모르드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총리대신 하만이 자기에게 절을 하지 않고 무시한다는 이유로 모르드개뿐 아니라 페르시아에 남아있는 유대인 모두를 말살시킨다는 정책을 세웠습니다. 유대인에게는 최대 위기였습니다. 그때 모르드개와 백성들이 취한 행동은 무엇이었을까요.

본문 4장 1~2절을 보면 그들은 굵은 베옷을 입고 재를 무릅쓰고 금식하며 하나님께 부르짖는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아하수에로왕이 내린 조서를 시행할 날은 12월 13일이었습니다. 조서가 발표된 때는 1월이었으니 아직 11개월이 남았습니다. 그 기간 유대인들은 다른 곳으로 탈출해 죽음을 면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금식기도에 들어갔습니다. 자기들의 생명과 유대 민족의 운명은 오직 하나님만이 주관하고 계신다는 신앙고백에서 나온 행동입니다.

우리 성도님들이 가정과 사업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우선해야 할 행동이 무엇일까요. 하나님 앞에 죽기를 각오하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너희는 내게 부르짖으며 내게 와서 기도하면 내가 너희들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렘 29:12~1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 33:3)

기도는 하늘 문을 열고 하나님 마음을 움직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참뜻과 목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도할 때 십자가 능력을 소유하게 됩니다. 영적인 눈이 열리고 하늘나라의 관점으로 현실을 바르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도 일상 속에서 위기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 앞에 죽기를 각오하고 꿇어 엎드려 기도할 때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우리 기도를 들어주시고 위기를 해결해 주심을 믿고 기도에 전념하는 성도와 교회가 되길 원합니다.

모르드개가 금식기도를 할 때 지혜가 떠올랐습니다. 사촌누이 에스더가 왕비로 뽑혀 왕궁에 있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은 그 시대에 필요한 사람을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코자 필요한 곳에서 훈련을 시키십니다.

모르드개가 하달을 보내어 에스더에게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대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에 4:14)

페르시아에서는 왕후라도 왕의 부름 없이 함부로 왕 앞에 나가면 죽음을 면치 못했습니다. 왕이 불러야만 갈 수가 있었습니다. 에스더에게는 유대 민족 말살 정책을 모른 척하며 왕후로서 편안히 살 것인가, 아니면 죽기를 각오하고 왕 앞에 나아가서 하만의 악행을 고하여 유대 백성을 살릴 것인가 하는 두 가지의 선택 길밖에 없었습니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무엇이 진실인지, 어느 쪽이 정의인지 불의인지, 진리인지 아닌지, 예수님을 따를 것인가, 인간을 따를 것인가 선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에스더는 왕후 자리보다 유대 백성을 구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동족에게 자기를 위해 3일간 금식기도를 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겼습니다. 금식기도로 힘을 얻은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신앙으로 아하수에로왕 앞에 담대히 나아가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약 2:26) 장 칼뱅도 “기도는 삶이다”라고 외쳤습니다. 에스더의 결단에는 기도의 정신이 담겨있었습니다. 순교자적 신앙이 있었습니다. 에스더처럼 죽기를 각오하고 하나님의 진리 말씀을 실천하는 성도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한재국 목사(일본 시즈오카 시미즈성서교회)

◇시미즈성서교회는 일본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에 있는 교회로 1951년 제임스 프렌즈 선교사가 개척해 68년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시미즈에서 일본 그리고 세계로’라는 비전을 가지고, 지역 전도와 세계선교에 전념하고 있으며 하나님 말씀 중심으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해 가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