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부커상 애트우드·에바리스토 공동수상

입력 2019-10-16 04:03
사진=AFP연합뉴스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80·오른쪽)와 영국 작가 베르나르딘 에바리스토(60·왼쪽)가 노벨 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의 주인이 됐다. 공동수상자가 나온 건 27년 만으로, 두 명 모두 여성 작가이면서 최고령 수상자와 최초의 흑인 여성 수상자를 동시에 낳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 상은 2016년 한강이 소설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상을 받으면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최종심에 올라온 6편의 작품 중 애트우드의 ‘증거들(The Testaments)’과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성, 다른 것(Girl, Woman, Other)’을 올해 부커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수상작은 모두 페미니즘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증거들’은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만 여기는 전체주의 사회를 그린 작품이고, ‘소녀, 여성, 다른 것’은 여성 12명이 사회 억압에 맞서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부커상은 1974년과 1992년 공동 수상자를 낸 적이 있으나 단일 수상작만 발표하기로 규정을 바꾼 1993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를 어기지 않았었다. 피터 플로렌스 심사위원장은 “토론할수록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었다”며 “우리는 만장일치로 규정을 어기더라도 두 명을 뽑기로 했다”고 밝혔다.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부커상을 수상한 에바리스토는 “멋진 작가와 공동으로 상을 받게 돼 기쁘다”는 짤막한 소감을 남겼다. 2000년 ‘눈먼 암살자들’에 이어 두 번째로 부커상을 받은 애트우드는 “내 나이의 작가가 상을 독차지해 젊은 작가의 앞길을 가로막았다면 정말 당황스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상금 5만 파운드(약 7500만원)를 나눠 갖게 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