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동명부대 방문해 장병 격려

입력 2019-10-16 00:02
김문훈 목사(앞줄 왼쪽 네 번째)가 지난 9일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동명부대에서 장병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도원교회 제공

머리를 꿰뚫는 듯한 뙤약볕이 내리는 레바논 평야를 한 대의 차가 달린다. 유엔 마크가 찍힌 흰색 차량은 마태복음 15장에 나오는 이방 도시 두로와 시돈을 둘러 쉬지 않고 달렸다. 차가 다다른 곳은 육중한 철문과 철망이 삼엄하게 둘러싼 군부대였다. 차 문이 열리자 감색 양복 차림에 밝은 초록색 넥타이를 맨 신사가 내렸다. 부산 포도원교회 김문훈 목사였다. 트렁크 5개에는 장병들을 위해 가져온 순대 500㎏으로 가득했다.

지난 9일 김 목사는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 서부여단에 소속된 한국군 전투부대 동명부대를 방문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새벽 5시에 출발, 비행기와 차를 갈아타고 달려왔다. 짙은 녹색의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부대원 300여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 목사는 목회자로는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했다. 포도원교회 학생부 출신인 김종은 대령(군목)과 동행했다.

김 목사는 “6·25전쟁 때 한국을 도와줬던 레바논인데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군인들이 이 땅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봉사하고 의료와 태권도 등으로 주민들까지 섬기는 모습이 감동적”이라며 장병들을 위로했다. 김 목사는 부대를 둘러본 뒤 장병들과 함께 식사하고 기도했다.

동명부대가 주둔한 곳은 레바논 내 기독교인과 무슬림, 레바논 시리아 군대와 이스라엘 군대가 오랫동안 목숨을 걸고 전쟁을 벌여온 지역이다. 여행제한구역으로 치안이 불안해 당일 다시 부대를 떠나 두바이로 돌아오는 강행군이었다. 김 목사는 1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다윗의 성전건축 때 백향목을 보낼 정도로 번성했던 두로와 시돈이 전쟁으로 스산하고 황폐해진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전쟁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