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확대 영향 청약통장 가입자 급증세

입력 2019-10-16 04:06

민간주택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시행한다는 정부 정책이 확정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폭증했다. 국민 2명 가운데 1명꼴로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도 낮아져 20대에서 가장 높은 가입 비율을 보였다.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7월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가 2506만1226명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전체 인구의 48.2%가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이래 지난 7월에만 청약통장 가입자 증가율이 전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6월 증가율은 0.14%였지만 7월에는 0.33%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APT2you)’ 청약통장 가입 현황과 KEB하나은행 청약통장 가입 고객의 정보를 기반으로 ‘국내 주택청약통장 시장 동향 및 가입자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현황을 보면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20대 인구 중 67.2%(470만7000명)가 청약통장에 가입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가입률을 보였다. 30대(62.5%) 40대(52.0%)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가입률이 30대, 20대, 40대 순으로 높았다. 미성년자인 10세 미만 영유아(42.5%)와 10대(35.5%)도 가입자 비중이 오르는 추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부모가 청약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녀 명의로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대전(78대 1)이었다. 이어 대구(44.0대 1) 광주(39.1대 1) 서울(28.6대 1) 순이었다. 모두 매매변동률이 컸던 지역이다. 특히 서울은 2010년보다 지난해 청약 경쟁률이 약 12배 증가했다. 서울의 지난해 매매변동률은 10.44%로 가장 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주택 매매가격이 크게 움직일 때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매매변동률이 높은 곳이 경쟁률도 함께 올라가는 이유는 높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 투자에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청약통장 신규 개설 시 최초 예치하는 월평균 금액은 최근 3년 사이 50% 이상 낮아졌다. 가입자들이 금액보다는 청약통장을 오래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사회 초년생인 20대는 주택청약통장부터 가입해 가입 기간에서 고득점을 확보하고 꾸준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