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공채시험에서 합격하고 개그콘서트 무대에 섰을 때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TV에서만 보고, 꿈에서나 꿈꿔왔던 무대에 서고, 존경하던 선배님들을 매일 보고, 함께 개그 코너를 짜고…. 꿈같은 시간의 시작이었죠.”
KBS 공채 26기 개그맨 정진영씨 얘기다. 그는 개그콘서트에서 ‘있기 없기’ ‘그땐 그랬지’ ‘속보이스’ ‘나타나’ ‘명탐정 송길동’ 등 여러 코너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웃음을 줬다. 정씨는 자신의 인생을 장르로 본다면 반전 스릴러라고 했다. 궁금함을 자아내는 말이다.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기 위해 최근 중앙대 예술대학원의 한 카페에서 정씨를 만났다.
-하고 있는 일 등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평생 나눔을 행하고 싶은 마음과 피터팬을 꿈꾸는 청년, 개그맨 정진영입니다. 현재는 스마일브라더 공동대표이고 문화예술 살리기 프로젝트를 서울시와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산 찾아가는 문화예술공연 고정 MC를 맡아 2년 동안 하고 있습니다. 동아방송예술대학 예능전공 외래교수, 초·중교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연극 강사, 영화연극 연기 강사로 평일 오전에는 학교폭력 예방 강사를 하면서 서울과 경기지역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개그맨이라는 꿈을 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여러분 모두 어린 시절 신발을 거꾸로 신은 적이 한 번은 있을 겁니다. 바로 아기일 때죠. 사람은 그때부터 생각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저는 그때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유 없는 이유, 태어난 이유가 개그맨이 되기 위해서일 겁니다.(웃음)”
-피터팬을 꿈꾼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요.
“피터팬을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게 순수함, 동심이잖아요. 저는 순수함과 동심을 평생 잃지 않고 싶어요. 남들이 보기엔 철이 들지 않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맞습니다. 철이 들지 않고,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과 젊음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스마일브라더라는 회사는 어떤 곳입니까.
“기획·극작·교육 사업을 하는 회사입니다. 올 초 사업자를 내고 부단히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지역 행사에 맞는 공연을 기획해 만들어준다거나 아까 말씀드린 문화예술 살리기 프로젝트를 서울시와 9월 말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개그맨이 아니었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극작가 아닌 이야기꾼(소설가), 연극을 몇 번 써서 무대에 올린 적도 있고요.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하잖아요. 저는 지갑은 안 가져가고 입만 열려고 합니다.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어린 시절 할머니가 이야기꾼이셨어요. 시골에 가면 밤마다 꼭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씩 해주셨는데 그 기억이 너무 선명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할머니처럼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게 연극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1호 이야기꾼 정진영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을 겁니다.”
-삶의 좌우명이나 비전이 있다면요.
“좌우명은 염치 있게 살자. 그리고 비전은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자. 염치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나라도 염치 있게 소신을 지키고 살자는 주의입니다. 그리고 비전은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자는 것입니다. 후회 없이요.”
-나의 인생을 장르로 나눈다면 무엇인가요.
“반전 스릴러요. 아직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은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하잖아요. 분명 찬란하게 빛날 반전이 분명 공평하게 찾아올 겁니다. 그날을 꿈꾸며 반전 코미디가 아닌 스릴러 속으로 저는 오늘도 꿋꿋하게 제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합니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이 오기까지요.”
한영배 드림업 기자 mdwpdntm@dreamu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