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스마트폰 가격에 커지는 ‘중고폰’ 시장

입력 2019-10-13 20:56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중고폰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대다수의 출고가격이 120만원을 상회하는데다 사용자가 체감하는 스마트폰 성능이 평준화되고 디자인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가성비’가 중요한 소비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중고폰 빅데이터 업체인 유피엠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폰 거래량은 483만5000여대에 이른다. 2016년 365만대, 2017년 430만대와 비교하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중고폰 시장은 커지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중고폰을 활용한 ‘리퍼비시 폰’(refurbished phone) 세계 시장 규모가 약 1억4000만대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중고폰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개인 간 거래가 활발하다. 하지만 중고폰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부족하다. 중고를 샀다가 고장이 발생할 것에 대한 우려, 흠집 등 기기 상태에 대한 우려로 구매를 망설인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와 낮은 매입 가격도 판매를 꺼리게 되는 주요 이유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KI)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이 보관하고 있는 중고 스마트폰은 900만대에 달한다.

다수의 중고폰 거래 업체들이 전문성을 내세워 활발히 사업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 이전인 2000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선발주자 세티즌을 비롯해 소녀폰, 에코폰, 폰사요몰, 셀잇, 중고나라-중고폰 등 업체가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 계열인 SK텔링크가 지난 8월 ‘신뢰’와 ‘신속’을 내세워 중고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고폰에 대한 불신 해소를 위해 자체 브랜드인 ‘바른폰’을 런칭했다. 바른폰은 중고폰 구매와 판매, 중개 거래가 모두 가능한 플랫폼으로 파손 여부와 관계 없이 스마트폰을 쉽게 거래할 수 있다.

바른폰에 중고폰을 판매할 경우 원하는 시간·장소에 택배 기사가 직접 방문해 수거하는 ‘홈픽’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문 솔루션으로 개인정보를 100% 완전히 삭제한다는 점도 ‘장롱폰’ 보유자들에겐 매력적이다.

SK텔링크 관계자는 “매년 1000만대 이상의 중고폰이 생기지만 절반 이상이 개인 보관되면서 방치되고 있다”며 “중고 같지 않은 ‘프리미엄 중고폰’을 통해 소비자 만족은 물론 자원재생과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