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를 시행한 지 99일째인 이날 문 대통령이 삼성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영진을 격려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만난 것은 올해만 7차례, 취임 이후로 따지면 9번째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획기적인 제품”이라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는 오늘 대통령 말씀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오늘 삼성디스플레이와 충청남도가 13조1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서에 서명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OLED 중심으로 재편해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부회장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준 이재용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 함께 해주신 기업인·대학·연구기관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 방안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1위 OLED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도 선점해야 한다”며 “정부는 이를 위해 향후 7년간 4000억원의 대규모 예산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투자할 것이며, 이것이 마중물이 돼 민간투자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 향후 4년간 2000명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 배출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출시된 갤럭시 폴드 같은 획기적인 제품도 우리의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없었다면 세상에 빛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해 시장 판도를 바꿔 나간다면 우리는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확고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 공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인도 방문 때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올해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 이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협약식 전 삼성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 삼성이 가전에 이어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언제나 세계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그것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주고 계셔서 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께서 강조하시는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하자’는 말씀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것을 잊지 않겠다”며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디스플레이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충남도청에서 열린 ‘해양수산 신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2030년까지 해양 신산업 시장을 11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 경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