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수출·투자 감소세 지속… KDI, 7개월 연속 ‘경기 부진’ 판단

입력 2019-10-11 04:03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7개월 연속 ‘경기 부진’ 판정을 내렸다. 수출과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광공업과 건설업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기지표에선 변동이 없어 부진한 상황이 심화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면서 나타난 디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서도 “아직까진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경제동향 10월호’를 발간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가 확대됐으나 수출이 위축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한 데 이어 지난 4월부터 ‘부진’이라는 표현을 7개월째 쓰고 있다.

KDI는 “8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부진은 완화됐다. 하지만 수출과 투자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광공업,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8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4.1%, 전월 대비 3.9% 증가했다. 올해 이른 추석 영향으로 명절 관련 소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면 8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전자부품(-16.9%)과 자동차(-11.9%) 생산이 부진하면서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9% 감소했다.

KDI는 설비·건설투자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고 봤다. “설비투자는 기저효과가 악화되면서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건설투자는 토목 부문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축 부문의 부진이 깊어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부진이 심화하는 모양새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KDI는 “제조업 재고율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경기 부진이 심화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편 KDI는 지난달 사상 첫 ‘공식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면서 불거진 디플레이션 논란을 두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KDI는 “9월 소비자물가 하락은 전월에 비해 농산물과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폭이 확대돼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다. 수요 위축이 심화한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