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궤변에 이어 ‘악마의 편집’ 논란 일으킨 유시민

입력 2019-10-11 04:02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불리한 부분을 빼고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이었던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유 이사장과 나눈 인터뷰에서 정 교수와 함께 동양대 PC를 반출한 것이 증거인멸이라고 인정했다. 김 차장은 “제가 인정을 했습니다. 업그레이드를 하건, 손을 대건…. 하드나 이런 것들은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제출을 했지만,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을 하는 게 맞다. 제가 생각하기에도”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그건 본인이 인정하고 말고 별로 상관이 없는 건데. 그거는 증거인멸이라고 생각을 안 했다, 이렇게 하는 게 맞지”라고 반박했지만 김 차장은 “그게 안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에선 이 내용이 빠졌다. 반면, 김 차장이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해야겠다(고 했다)”며 “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다 없앴을 것이다. 시간도 많았다”며 증거인멸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은 방송으로 나갔다. 유리한 부분은 방송하고, 불리한 부분은 뺀 것이다. 유 이사장 측은 ‘악마의 편집’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인터뷰 내용 전문을 공개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유 이사장은 정 교수의 PC 반출에 대해 “증거보전용”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 이사장은 공세에는 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 이사장은 한 방송사가 김 차장과 인터뷰를 한 뒤 보도도 하지 않고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방송사 기자들이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고,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에 취재를 했을 뿐 유출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에 유 이사장은 이 방송사 사장을 거명하며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결국 방송사가 조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특별취재팀에 맡기고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회부장이 보직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일선 기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조 장관 가족의 각종 의혹과 범죄 혐의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비호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자중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