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부터 순정만화와 하이틴 로맨스 소설에 빠지며 연애에 대해 큰 기대를 했다. 대학생 때 첫 연애에 실패한 후 컴퓨터게임 속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그러나 잘 생긴 외모에 비해 너무 불친절해 결국 헤어졌다. 그러다 화장품 매니저 친구를 만나 외모 가꾸기에 몰두했고 화장품 지식이 쌓이며 메이크업 상담까지 했다. 화장품에 매력을 잃어갈 때 친구의 명품백을 들어보는데 “야! 너한테 너무 잘 어울려. 사람이 달라 보여!” 그 말에 비싼 그 백을 샀다. 백을 사니 어울리는 옷을 사야 했고 신발도 샀다. 결국 신발이 100켤레나 됐고 내 방은 화장품, 옷, 가방, 액세서리로 넘쳐났다. 빚으로 카드깡을 하면서도 쇼핑 중독을 끊지 못했다.
이렇게 쇼핑에 대책 없을 때 나를 무척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났다. 그는 2000명의 관객 앞에서 공연한 후 공개 프러포즈로 나를 감동하게 했고 몇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둘 다 음악을 전공해서 40명의 전문 합창단, 인기 남성 중창팀, 유럽에서 활동하는 오페라 가수, 그리고 신랑의 깜짝 청혼가까지 결혼식은 인생 최고의 축제였다. 그러나 행복할 줄만 알았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어머니와 극심한 갈등이 시작됐다. 살림이 서툴고 눈치도 없다며 시어머니의 핍박은 시작됐고 남편과 싸움도 잦았다. 시댁에 들어와 살림을 배우라며 시어머니는 신혼집을 중개업소에 내놓았다. 견딜 수 없던 나는 3개월 만에 방을 얻어 나왔다.
사람들에게 상황을 철저히 숨겼지만 마음은 썩어갔다. 밤새 게임을 하고 쇼핑을 하고 드라마에도 빠졌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결국 하나님을 찾기 시작하던 어느 날 찬송가 가사가 내 마음에 꽂혔다. ‘주 예수 대문밖에 기다려 섰으나 단단히 잠가두니 못 들어오시네.’ 세상으로 가득 찼던 내 마음에 예수님의 자리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못 박히신 손으로 내 마음 문을 계속 두드리고 계심을 알게 되자 그 사랑 앞에 회개의 눈물만 나왔다. 1시간 동안 통곡하며 회개했지만 마음 문을 열 방법도 믿음의 확신도 없었다.
명절에도 혼자 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성경을 읽었지만 두려움과 염려로 그 어떤 말씀도 내 것이 아니었다. 그때 신뢰하던 직장 동생이 요한복음을 읽으라고 권했다. 1장을 읽는데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는 말씀이 가슴에 딱 들어왔다. 그동안 추상적이고 멀게만 느껴지던 하나님이 난생처음 가깝게 느껴졌다. 성경이 보이고 예수님의 죽음 앞에 도망갔던 제자들도 선명히 보였다. ‘아! 그래서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 성경과 예수님의 말씀을 믿을 수 있었구나.’ 사도 바울이 전한 그 부활이 바로 나의 부활로 실제가 됐다.
나는 바로 달려나갔다. 교회를 다니며 예수님의 ‘예’자도 꺼내지 않던 나의 흥분된 전도에 모두 어리둥절했다. 그러다 ‘이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사셨으니 곧 죽은 자와 산 자의 주가 되려 하심이니라’는 부활하신 이유에 대한 말씀에 큰 충격을 받았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결국 주인으로 믿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단 한 번도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믿은 적이 없었다. 나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엄청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맞아들였다. 예수님 없이 살았던 내 인생의 화려한 세상 쇼는 끝나고 예수님과 동행하는 영원하고 신나는 삶이 시작됐다.
택시 기사, 구둣방 아저씨는 물론 누구에게든 복음을 전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폭우 속에 모임에 찾아가 친구들 모두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놀라운 일도 있었고 나를 아는 친구들은 대책 없는 쇼핑이 끊어졌다며 놀라워했다. 이제 내겐 예수님 딱 한 분만으로 충분하고 예수님만을 바라보는 날마다 삶은 기쁨이 넘친다.
박은영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