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 도심권 핵심 차도인 퇴계로 을지로 세종대로의 2~4차로를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로 바꾼다. 내년까지 광화문~대한문~숭례문~남산~서울로7017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들을 연결해 ‘걷기 명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을지로 시청삼거리~동대문역사문화거리 2.5㎞ 구간 6차로를 4차로로 줄인다. 세종대로 교차로~서울역 교차로 1.5㎞ 구간 10~12차로는 6~8차로로, 충무로(1.0㎞), 창경궁로(0.9㎞)의 4차로를 2차로로 축소한다. 앞서 착수한 퇴계로 2.6㎞구간 6~8차로 4~6차로 축소사업도 내년 5월 완공된다. 일부 교통체증을 감수하는 대신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수문장 교대식으로 유명한 대한문 앞 보도는 최소 5m 이상 넓어진다. 또 대한문에서 숭례문을 잇는 횡단보도를 신설한다. 대한문과 숭례문이 이어지면 광화문~숭례문~남산~서울로7017을 끊김 없이 걸어갈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이 길을 관광·걷기 명소로 꾸민다.
줄어든 차도에는 보행로 외에도 보행안전시설과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공유자전거 거치대, 자전거 전용도로, 공유자동차 주차장 등이 마련된다. 다양한 나무·식물들을 심은 녹지가 들어선다. 아울러 지하철 환기구, 배전함, 불법 적치물을 치워 보행로를 넓힌다.
시는 도로공간 재편사업을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025년까지 21개 주요도로에 대한 공간재편을 마치면 보행 공간이 시청광장의 12배에 이르는 총 15만6810㎡만큼 더 늘어난다. 자전거길은 27.9㎞ 늘어난다. 서울시는 주요도로를 재편하고 나면 지역 생활도로, 서울 모든 도로로 적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서울시는 내년 이를 위한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한다.
서울시는 교통체증 완화 대책을 함께 마련한다. 1㎞ 이내 초단거리 승용차 운행을 감축하기 위해 통행 데이터에 근거한 단계적 공간재편을 추진한다. 아울러 자전거와 1인용 교통수단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만들고, 공유교통서비스 공간·주차·공원을 조성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도재편 사업은 서울 도심이 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도시,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걷는 도시를 만들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