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시민의 삶·추억 담은 공공미술

입력 2019-10-08 22:00

서울 중랑구 용마폭포공원 중앙에 설치된 30m 타원형의 대형 철근콘크리트 구조 플레이트. 웅장한 절벽과 시원한 폭포가 가리지 않도록 조성된 가로 30m, 너미 20m의 타원형 광장이다. 시민들은 이곳에 앉고 눕고 산책하며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콘셉트가 가능했을까. 시민 이원복씨가 유년기 어른들의 눈을 피해 용마 채석장을 아지트로 삼아 절벽을 오르다 곤란을 겪었던 추억을 담은 ‘태극 13단과 용마폭포공원의 그 숨겨진 이야기’가 원천이다. 시민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타원형 광장은 서울시가 전문작가 주도에서 벗어나 시민의 삶과 추억이 담긴 이야기를 공공미술 작품으로 구현하는 ‘공공미술 시민아이디어 구현 프로젝트’의 최종 선정작품인 ‘타원본부’(사진)다.

서울시는 오는 12일 중랑구의 대표 가을축제인 용마폭포문화예술축제와 함께 정지현 작가의 ‘타원본부’ 개막식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공공미술 시민아이디어 구현 프로젝트는 시민이 직접 작품제작에 참여하는 과정 중심형 사업이다.

정지현 작가는 “절벽과 폭포의 장관을 가리지 않고 수면 밑에 숨겨진 타원형 광장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공공미술이 하나의 형상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조성하기 위해 작품 표면의 물결무늬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개막식 오프닝 행사로 ‘비슬무용단’의 ‘타원본부 사용법’ 무용 포퍼먼스를 통해 작품의 관람과 활용방법을 알릴 예정이다. 작품을 단순히 감상 차원을 넘어서 관객이 직접 작품 안으로 들어가 즐기고, 참여하는 행위를 통해 작품이 완성되는 ‘장소경험’을 강조하는 확장된 형식의 공공미술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