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대란 없었지만 장기화 땐 시민 불편 불가피

입력 2019-10-07 21:41 수정 2019-10-07 22:54
시민들이 서울지하철 9호선 파업이 시작된 7일 서울 강남구 언주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언주∼중앙보훈병원역)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운영부문 노조가 7일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 출퇴근길 대란은 없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고 다른 노선까지 동참할 경우 시민들의 불편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오전 8시쯤 파업 구간인 종합운동장역에서 지하철 배차 간격을 확인해보니 삼전·중앙보훈병원, 개화·김포공항 양방향 모두 평일 열차시간표와 똑같이 4~7분(급행 포함)에 한 대꼴로 운영되는 모습이었다. 언주역에서 지하철을 탄 회사원 윤모(29)씨는 “파업한다기에 조금 일찍 나왔는데 배차 간격이나 사람들 붐비는 정도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퇴근시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5시30분 환승역이라 평소에도 붐비는 고속터미널역에서 만난 직장인 최동환(32)씨는 “걱정했던 것보다 사람이 많거나 배차가 늦지 않아 제 시간에 도착할 것 같다”며 “오늘 출퇴근길 모두 보통 때와 비슷했고 불편한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가장 붐비는 오후 6시~6시45분 여의도역도 평소와 비슷했다. 배차 간격도 2~8분으로 일정했다.

출퇴근시간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호선을 이용했다” “다들 일찍 나왔는지 평소보다 사람이 적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노조는 출근시간대인 오전 7∼9시에는 100% 운행하고, 퇴근시간대인 오후 5∼7시에는 80%, 나머지 시간대에는 운행률 60%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서울교통공사 9호선운영부문은 노조 파업에도 출근시간 지하철은 정상 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에 대비해 필수 유지인력 95명과 지원인력 등 69명을 확보했다.

노사는 지난 5월 16일부터 15차례에 걸친 교섭을 통해 협상을 지속했으나 연봉제 폐지·호봉제 도입 및 민간위탁 운영방식 폐지 등 주요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운영부문 노조원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파업출정식에서 9호선 공영화 촉구 등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사측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9일 밤 12시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노조는 ‘민간위탁 방식 철회 및 온전한 공영화’ ‘지옥철 혼잡도 개선을 위한 8량화’ ‘1인 근무 해소 등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 ‘시민안전을 책임지는 보안요원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9일 밤 12시까지 1차 파업을 하고, 이후에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6∼18일 서울지하철 1~8호선을 맡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연대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노사 간 원만한 대화로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 시민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구인 오주환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