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사 신상 털고 어린이에게 ‘검찰 조롱’ 동요까지…

입력 2019-10-08 04:03
검찰을 조롱하고 야당과 언론을 비난하는 동요 개사곡을 어린이들이 합창하는 동영상을 한 친문(親文) 매체가 유튜브에 올렸다. 초·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 10여명이 “석열아 석열아 국민 눈을 피해서 어디로 가느냐(산토끼)” “정치검찰 뚜루두뚜두 물러나 뚜루두뚜두 사라져 뚜루두뚜두(상어 가족)” “적폐들이 한집에 있어 윤석열 조중동 자한당(곰 세 마리)” 등을 부르는 내용이다.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 정치검찰 오냐오냐 압수수색 꿀꿀꿀~’이란 제목이다. 동영상을 올린 주권방송은 지난 8월에도 논란이 됐다. 당시 초·중학생 20여명이 동요 메들리를 반자유한국당·반미 내용으로 개사해 부르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해 공분을 샀다. 동영상에는 “아동 학대다” “북한에서 아이들 데리고 주체사상 가르치는 것과 똑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뿐 아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투입된 여성 검사는 ‘사이버 테러’ 수준의 공격을 받고 있다. 조 장관을 지지하는 진보 커뮤니티는 이 여검사가 압수수색 당시 조 장관과 통화하지 않았음에도 통화 당사자로 지목해 ‘신상털이’를 했다. 여검사의 신상뿐 아니라 남편의 사진·나이·근무이력 등도 인터넷에 올렸다. 온라인 게시글에 이 검사의 사진을 첨부하고 외모를 비하하는 등 여성 혐오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 검사의 사진을 두고 “얼굴이 반정부 시위할 만하게 생겼다. 욕하기가 미안한 얼굴이다”고 적었다.

건전한 양식을 가진 많은 이들이 여권의 명분 없는 ‘조국 지키기’의 파장을 우려해 왔다. 여당뿐 아니라 대통령까지 가세해 사회 기준에 어긋나고 위법 소지까지 다분한 조 장관을 사퇴시키기는커녕 옹호했다. 조 장관과 그 일가의 도덕성 문제에 ‘검찰 개혁’ 대 ‘반검찰 개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나라를 두 동강 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여권의 무리수는 바로 파문을 낳고 있다.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의 어린이를 정치 선전에 동원하고, 검사를 사이버 테러 하는 행태는 그 결과물이다. 이념과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반민주적 인식이 통념이 될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