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심한 사람들에게 절대긍정·절대감사의 신앙 전할 것”

입력 2019-10-08 00:05
황선욱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인터뷰를 갖고 “복음의 길을 내는 교회가 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경기도 성남 분당구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는 요즘 내부 페인트칠이 한창이다. 지난달 1일 9대 담임으로 취임한 황선욱(46) 목사가 제안하면서다. 칠은 교역자들이 직접 한다. 실력은 아마추어이지만 정이 넘치는 교회를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고 한다. 황 목사 역시 직접 칠한다. 장신이어서 다른 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까지 뻗는다. 키가 190㎝라며 서글서글 웃는 황 목사를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났다.

“복음의 길을 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믿음과 성령충만으로 갈 것입니다. 기술이 아니라 가슴으로 목회하겠습니다.”

취임예배 때 황 목사가 밝힌 3가지 각오다. 가슴으로 목회하겠다는 말이 뭉클하다. 9년 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순복음교회 담임으로 취임했을 때 축사를 했던 한 감리교 원로목사의 충고라 했다.

황 목사는 최근 교회의 중요한 가치에 대해 연속 설교를 하고 있다. 예배에 감격하는 교회, 말씀의 제자가 되는 교회, 성령으로 충만한 교회, 선교에 헌신하는 교회 등의 주제다. 이 네 가지는 15년 전부터 그가 정립한 목회 에센스다.

그는 오아후순복음교회와 시카고순복음중앙교회 등에서 8년간 이민목회를 했고 2017년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육국장으로 활동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해 순복음에서 신학까지 공부한 ‘순복음맨’이다. 국제신학연구원에서도 3년간 사역했다.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는 1992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분당 지역 복음화를 위해 설립했다. 순복음의 핵심 가치인 오중복음과 3중축복, 4차원영성, 절대긍정 절대감사 등이 살아 움직이는 교회,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교회, 부흥하는 교회라는 모토를 갖고 있다.

황 목사는 12년 전 이 교회에서 청년부 담당 교역자로 활동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만 사람들의 영적 갈급함이 많은 곳이 분당”이라며 “그런 점에서 순복음의 가치가 오히려 잘 맞는다. 순복음 신앙은 시대마다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갔던 체계 있는 신앙”이라고 말했다.

“요즘 절망하고 낙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절대긍정과 절대감사의 신앙을 전하고자 합니다. 절대긍정과 절대감사는 자기 주문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에서 나오는 믿음에 근거합니다. 가끔 긍정, 가끔 감사가 아닙니다. 십자가 복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고백입니다.”

그는 순복음신앙과 관련해 조용기 원로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했던 메신저였다고 강조했다. “조 목사님의 설교는 성경 구절로 연결된 내용이 많았습니다. 어느 때는 설교 한 편에 70개의 성경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그 말씀 앞에 무너지고 하나님 앞에 돌아오며 인생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이영훈 목사님은 순복음신앙을 말씀운동과 성령운동으로 체계화했습니다. 성령의 역사는 말씀의 역사라는 것이죠.”

황 목사는 다음세대 신앙운동에도 깊이 관여해왔다. 8년간의 이민목회 기간을 빼면 대부분 청소년이나 청년들과 함께했다. 2004년부터 코스타 섬김이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한 연합 모임인 ‘다세연’ 구성원으로도 뛰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외친 지 30년이나 됐는데 다음세대는 여전히 다음으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다음세대는 순전한 복음과 사람들의 따뜻함을 갈구한다. 교회가 할 일이 많다”고 했다.

현재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에는 4000명 가까운 성도들이 출석한다. 황 목사는 이번에 부임하면서 새 가족의 눈으로 교회 바라보기, 교회의 존재이유 다시 생각하기, 교회 공간 재설정하기 등의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며 목회 중이다. 최근 경기도의 대형교회를 교역자 및 장로 등과 함께 탐방했다. ‘잘 되는’ 교회를 배우기 위해서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저는 4000명 성도를 섬기는 목회자이지 교인을 거느리는 목사가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성도들을 잘 섬길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될까를 고민합니다. 이를 위해 배우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 교회는 새벽마다 부교역자들이 설교합니다. 제가 배우며 은혜받는 시간입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