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거포 박병호의 극적인 홈런포에 힘입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역대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89.2%에 달해 사실상 키움은 9부 능선을 돌파한 셈이다.
키움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대 0으로 신승했다. 박병호는 9회말 LG가 자랑하는 우완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치며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키움은 우완 제이크 브리검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케이시 켈리를 소모한 LG는 우완 타일러 윌슨으로 맞불을 놨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에이스들끼리의 경기이므로 상대 팀 실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큰 점수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장 감독의 말대로 양팀 선발 투수들은 경기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투수전을 만들어냈다. 브리검은 7회초 대타 박용택에게 우전 안타를 맞기까지 볼넷 하나를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이날 브리검은 7회초 투아웃 1, 2루 상황에서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넘기기까지 6⅔이닝 2피안타 2볼넷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윌슨 또한 8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맞고 볼넷 하나를 주면서도 적시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0-0 균형을 맞춘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수들의 역투에 눌린 양팀 타선은 경기 후반까지 중요한 상황에서 아쉬운 플레이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키움은 1회부터 6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특히 2회말 1사 1, 3루 찬스에서 김규민이 삼진, 김혜성이 땅볼에 그쳐 득점에 실패한 데 이어 4회말에도 1사 2, 3루 상황에서 이지영이 땅볼, 김규민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LG 또한 7회초 박용택의 대주자로 출루한 신민재가 브리검의 견제에 걸려 아웃된 데 이어 8회초 무사 1루 찬스에서는 유강남의 번트가 병살로 연결됐다.
연장으로 넘어갈 것 같던 승부는 홈런 한방으로 결정됐다. 이날 3번의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던 키움의 간판타자 박병호는 9회말 선두 타자로 등장해 바뀐 투수 고우석의 초구인 시속 153㎞ 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대형 타구를 만들었다. 높이 치솟은 타구는 고척스카이돔 펜스 뒤 중앙 우측 방면으로 떨어졌다. 공이 넘어간 것을 확인한 박병호는 홈에서 달려나온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승리투수는 9회초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은 좌완 마무리 오주원에게 돌아갔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