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1인가구를 위한 획기적인 제도와 시설이 마련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음식이나 취미를 중심으로 만날 기회가 늘어난다. 공동부엌이나 코인세탁방처럼 1인가구에게 필요한 시설들이 설립된다.
서울시는 자체 첫 1인가구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6일 밝혔다. 1인가구가 서울 전체가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등 급속히 늘어나자 맞춤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혼자 사는 이들이 고립되지 않게 인간 관계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소셜다이닝’ 공간 75곳을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늘린다. 동네 조리학원, 문화센터 등에 공동부엌을 마련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운동 문화 여가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2023년까지 동아리 155개의 활동을 지원한다. 사회적 경제 주체를 매개로 하는 문화 콘텐츠도 발굴한다.
1인가구용 시설도 신설된다. 필요한 생활정보와 상담이 이뤄지는 오프라인 공간인 ‘1인가구 지원센터’가 서울 25개 전 자치구에 생긴다. 커뮤니티 활동과 각종 서비스 신청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홈페이지가 내년 개설된다. 2023년까지 코인세탁방 등 1인 가구를 위한 공간 100곳을 확충한다. 주거 취약계층이 많은 고시원, 원룸 주변지역을 우선 지원한다.
특정 1인가구를 위한 대책도 마련된다. 내년부터 근로 저소득 1인가구(월 170만7000원, 연소득 20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연 1% 안팎의 임차보증금 대출을 지원한다. 연 5000명 이내, 2023년까지 총 1만7500여 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몸이 아픈 1인가구 등을 위한 품앗이 서비스 ‘시간은행’도 내년부터 운영된다. 이웃과 도움을 주고받는 상호돌봄 서비스다. A가 B에게 3시간 동안 병원 동행을 해주면 A에게 3시간이 적립되고, A는 적립 시간을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받는데 쓸 수 있다.
여성 1인가구 안전을 지원한다. 여성 안심홈 4종 키트(디지털 방범창, 창문 경보기, 휴대용 경보기, 현관문 보조키)를 설치 지원하는 ‘여성안심 홈’ 사업을 확대하고 경찰 신변보호 대상자들을 위한 ‘안심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신규 개발한다.
외로움, 고립감 증상이 심한 1인가구를 위한 맞춤 상담과 특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21~2023년 사이 증상이 호전된 100명을 선정해 보상한다. 영국에서 외로움 지수가 호전된 이들에게 수당을 지급한 정책에 착안했다. 아울러 1인가구 영화제 등 다양한 캠페인을 운영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