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북·중수교 70주년 축전 교환

입력 2019-10-07 04:08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수교 70주년인 6일 서로 축전을 주고받으며 우의를 과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축전에서 “70년 전 중국과 북한이 정식으로 수교한 것은 양당, 양국 관계에서 획기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중의 전통 우의는 양국 공동의 소중한 재산”이라며 “북·중 관계를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발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도 북·중 수교에 대해 ‘새형의 조·중 관계의 탄생을 알리는 획기적인 사변’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두 나라 인민이 피로써 지켜낸 사회주의가 있었기에 조·중 친선은 동서고금에 찾아볼 수 없는 각별한 친선으로 다져지게 됐다”며 “조·중 친선을 세상이 부러워하도록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1949년 10월 1일 신중국 건국 후 닷새 뒤인 10월 6일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양측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혈맹 관계를 구축했으나 북한 핵실험 이후 장기간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3차례 중국을 방문하고 지난 1월 북·중 수교 7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다시 베이징을 깜짝 방문하면서 전통 우의 복원을 과시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 6월 평양을 찾아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중국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대북제재 해제에 적극적이지 않고 대북 지원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시진핑 주석 방북 당시 양측은 공동성명을 내지 못했고, 최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평양에 갔다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귀국했다. 북·중 관계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양측은 과거 한국전쟁 이후 써왔던 ‘혈맹’이나 ‘동맹’이란 말대신 ‘전통 우호’를 언급하고 있다. 미국을 의식해 서로 밀착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과거 혈맹으로 복귀하기에는 불신이 여전히 깊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