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에 16m 초대형 ‘우주 몬스터’ 나타났다

입력 2019-10-07 04:03

6일 석촌호수는 ‘루나 프로젝트’ 조형물(사진)을 관람하러 온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루나 프로젝트는 롯데문화재단과 롯데월드타워, 서울 송파구청이 국내 아티스트 그룹인 스티키몬스터랩과 힘을 합쳐 1969년 아폴로 10호 달 착륙 50년을 기념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지구를 형상화한 16m 높이의 조형물 지구몬과 달을 형상화한 루나몬, 아폴로 10호와 착륙선을 본뜬 솔라몬과 스타몬 그 위에 올라탄 찰리브라운과 스누피 조형물이 설치됐다. 조형물 외형은 귀여운 모습으로 이미 여러 상품에 활용되고 있는 스티키 몬스터에서 따왔다. 루나 프로젝트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사람들이 수면을 바라보기 위해 쉬어가곤 하는 호수 주변의 덱(deck)은 몬스터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아예 포토존이 됐다. 여자친구와 석촌호수를 찾은 한 30대 남성은 “미술관에서는 마음에 드는 전시물이 있어도 사진을 찍을 수 없다”며 “여기에는 색색의 조형물에 호수까지 있는데 사진 찍기도 편해서 좋다”고 했다. 호수에 띄워놓은 전시물들이 사진에 잘 어울릴 만한 장소와 제품, 조형물을 찾아다니는 20, 30대의 취향에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끌 만한 물건을 전시하는 ‘인스타그래머블’ 문화가 유행하면서 석촌호수는 한층 매력적인 전시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까지 인스타그램에 ‘루나 프로젝트’를 태그로 게재된 게시물만 1000건을 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소문도 나고 있다. 친구와 함께 들른 한 20대 여성은 “친구가 인스타그램에 석촌호수에서 찍은 ‘인증샷’을 올린 것을 보고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관련 게시물만 8만개가 넘는 러버덕 열풍에는 못 미치지만 “귀엽다” “스티키 때문에 석촌호수를 계속 찾게 된다”는 긍정적 반응들이 쏟아졌다. 송파구청도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루나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인생샷’ ‘인생샷명소’ 등의 태그를 게시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4년 석촌호수에 네덜란드 출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오리 모양 고무 조형물 러버덕를 옮겨왔다. 2016년에는 18m 높이의 달 모양 조형물을 띄운 ‘슈퍼문 프로젝트’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거대 피규어 ‘카우스’도 석촌호수에 등장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