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자리를 꾸준히 지킨 종목은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우량주 주가마저 크게 출렁인 탓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지난해 말과 올해 상반기에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종목은 6개(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로 집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지난 5월 시가총액 순위가 12위로 떨어졌다. 이를 감안하면 10위권을 유지한 종목은 사실상 5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10위권에 들었던 포스코(POSCO)와 SK텔레콤, 한국전력은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포스코는 올해 주가가 10.29% 하락하며 지난해 말 시가총액 9위에서 11위로 내려앉았다. 시가총액 7위 SK텔레콤과 8위 한국전력은 각각 주가가 12.99%, 24.02% 내리면서 현재 시가총액 12위, 16위로 떨어졌다.
반면 네이버는 지난해 말 시가총액 10위에서 4위까지 올라왔다. 네이버는 올해 6월 시가총액 13위까지 떨어졌지만 하반기 들어 주가가 지난해 말 대비 23.36% 오르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LG생활건강, 신한지주 등 3개 종목은 올해 시가총액 10위권에 새로 진입했다.
코스닥시장은 ‘바이오 쇼크’를 겪으며 시가총액 순위가 널을 뛰었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 10위권 종목 가운데 바이오 기업인 신라젠, 헬릭스미스, 코오롱티슈진, 셀트리온제약 등 4개 종목은 10위권 밖으로 주저앉았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사태’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고, 신라젠과 헬릭스미스는 신약 임상 3상 실패로 곤두박질쳤다.
바이오 기업 에이치엘비는 신약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에 따라 시가총액이 6위에서 14위로 급락했다가 최근 회사 측이 “리보세라닙 임상 3상 결과가 유럽종양학회(ESCO)에서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됐다”고 밝히자 시가총액 3위로 뛰어올랐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