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G 관련 기술을 일본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해외 이통사와 5G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과의 관계 경색 국면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KDDI에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의 5G 장비를 공급키로 한 데 이은 성과로, 세계 통신 시장에서 한국의 5G 기술과 서비스가 검증받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일본 제4 이통사 라쿠텐에 5G 네트워크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시점은 5G 상용화가 이뤄진 지난 4월 전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이번 수출 계약을 통해 라쿠텐에 5G 네트워크 설계, 5G 통신품질 최적화 솔루션, 5G 안테나·RF(무선주파수)중계 기술 등을 전수한다.
라쿠텐은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지난해 제4 이동통신 허가를 취득했다. 조만간 자회사인 ‘라쿠텐 모바일’을 통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출시하고, 내년 6월부터는 5G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서비스에 처음 뛰어든 만큼 네트워크 설계부터 구축까지 전 과정에 걸친 기술 이전과 컨설팅이 필요해 SK텔레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란 설명이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라쿠텐 모바일은 향후 5G 인프라 구축에 1946억엔(약 2조1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7월 막을 올리는 도쿄올림픽에 앞서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일본 통신 업체들이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어 국내 5G 기술의 대일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라쿠텐 모바일 외에도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 4대 통신사는 5년간 약 3조엔(약 33조3억원)을 5G에 투자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장비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5G 수출이 이뤄졌다면, 이번에는 5G 기술과 솔루션까지 수출 범위가 확장된 것”이라며 “향후 일본의 5G 추진 상황에 따라 중견기업들과의 동반 진출 등 다양한 범위로 수출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