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미탁’이 한반도 내륙을 관통해 지나간다. 세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태풍 중심 부근이 전남과 경북 등을 관통해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은 2일 오후 10시 목포 인근 전남 해안에 상륙한 태풍 미탁이 전남 곡성, 대구 인근 등 남부지방을 통과해 3일 오전 중 경북 동해안으로 빠져 나갈 것이라고 이날 예보했다.
태풍 미탁의 강도는 2일까진 중형 수준인 최대 초속 27m 풍속을 유지했지만 3일에는 소형인 초속 24m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동 속도는 시속 36㎞까지 올라가 대부분 해안 지역에는 순간최대 초속 35~45m의 강풍이 휩쓸고 갈 전망이다. 그밖의 지역에도 순간최대 초속 15~30m 바람이 분다.
초속 30m 바람은 허술한 집을 무너뜨릴 수 있는 수준이다. 바람이 초속 35m로 불 때는 기차를 전복시키고 초속 40m에는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날려버릴 수 있다.
기상청은 3일까지 제주도 산지와 영동지방, 경북 북부 해안에 많게는 500㎜ 넘는 비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충청도에는 80~150㎜의 비가 내린다. 다른 중부지방 강수량도 30~80㎜, 많게는 120㎜에 이른다. 제주도와 지리산 부근, 동해안에 내리는 비는 시간당 50㎜, 국지적으로 100㎜에 달할 전망이라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미탁의 강도는 상륙 시 중급 소형 태풍으로 제17호 태풍 타파보다 조금 비슷하거나 약하지만 태풍의 중심이 상륙해 한반도를 통과하므로 태풍에 의한 비와 강풍의 영향은 타파보다 더 넓고 더 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미탁의 상륙 시간이 대비에 취약한 새벽 시간대라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 시간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는 강풍 특보가 예상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미탁에 따른 인명피해는 2일 오후 4시30분 기준으로 부상자 3명이었다. 제주도에서 9가구 2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지역과 목포 등에서 주택 42동이 침수됐고 5동이 파손됐다.
태풍 위협에 전국적으로 예정된 각종 공식행사는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3일부터 시작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부는 2일 밤 부산 중구 남포동 BIFF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야제를 취소했다. 전남 장흥군도 5일 개최 예정이던 ‘제22회 장흥군수배 회령포 전국 바다낚시대회’를 태풍으로 인해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