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선 사도 바울의 몸에 있는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자의 몸에 얹으면 병이 낫고 악귀가 떠나는 놀라운 능력이 나타납니다. 바울에게서 능력을 나타내게 한 분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능력을 주신 이유는 바울을 세상에 보내 예수님을 증거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뜻에 관심이 없는 자들은 놀라운 기적에만 관심을 가집니다. 그래서 본문 13~14절을 보면, 자신들도 바울처럼 놀라운 기적을 행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는 무리가 나타납니다.
한국교회에서 많은 기독교인은 저 사람처럼 하면 나도 하나님께 복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생각이 우리 신앙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사탄의 생각입니다. 특히 오늘날 교회에서 많이 행해지는 대부분 간증이 신앙 아닌 것을 신앙인 것처럼 포장해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증의 대부분이 ‘이렇게 했더니 내가 복을 받았다’는 것을 말하곤 합니다. 사람들에게 ‘나도 저 사람처럼 하면, 하나님께서 나에게도 저 사람과 같은 복을 주시겠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우리가 성경 인물을 따라 해도 성경에서 일어난 기적이 우리에게 똑같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바울이 이렇게 했으니 나도 같은 행동을 하면 그 능력을 나에게도 주실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생각은 흉내 내서 복을 받아보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임을 알아야 합니다.
사도 바울이 기적을 행하는 것을 본 마술하는 유대인이 바울의 흉내를 내면서 악귀 들린 자를 향해 주 예수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내가 바울이 전파하는 예수를 의지해 너희에게 명하노라’고 말입니다. 지금 말로 하면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귀신아 물러갈지어다’라는 말입니다.
“악귀가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예수도 알고 바울도 알거니와 너희는 누구냐 하며 악귀 들린 사람이 그들에게 뛰어올라 눌러 이기니 그들이 상하여 벗은 몸으로 그 집에서 도망하는지라.”(행 19:15~16) 바울을 흉내 내는 유대인이 예수를 의지하며 말을 하는데도 예수의 이름이 악귀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예수를 의지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악귀 들린 사람에게 당해 도망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집니다.
바울이 예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에 있었으며 하나님께서 바울을 통해 능력을 행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와 바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울과 같은 놀라운 능력을 행하기 위해 바울을 따라 한다면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는 일이 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잘못된 신앙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이 내가 원하는 결과만 주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나의 주인으로 믿고 따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지 못한 이가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전도했다고 해서 능력이 주어지고 원하는 것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예수라는 이름에 능력 있는 것이 아니라 능력자이신 예수님과의 바른 관계가 능력입니다. 바울을 통해 나타난 능력이 그 사실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마술하는 유대인들, 제사장 스게와의 일곱 아들은 예수라는 이름을 이용해 악귀를 대적하고 자신들이 높임 받기를 원했습니다. 악귀는 그러한 자에게 ‘너는 누구냐’라고 조롱합니다. 반면 악귀가 두려워하는 자는 예수 그리스도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바라보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자야말로 귀신을 대적해 싸우는 자입니다.
신앙은 흉내 내기가 아니라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여러분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자로 살아간다면 여러분은 분명 하나님의 능력을 받은 자들일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 안에 있기 때문에 악귀에게 지지 않는 능력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신앙은 흉내가 아닌 주님과의 관계임을 잊지 마시고 주님과 바른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를 힘쓰기 바랍니다.
이병용 목사(도봉루터교회)
◇도봉루터교회는 음악을 통한 아름답고 경건한 예배 의식과 교회력에 따른 말씀과 은총의 방편으로서 성례전을 행하는 교회입니다. ‘사랑이 있는 교회, 사랑을 행하는 교회’라는 표어 속에서 사랑이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에게 복음으로 믿음과 소망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