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한때 교회학교의 부흥기를 누렸습니다. 교회마다 어린이들과 젊은이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교회 절반 이상이 교회학교가 없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요.
사도 바울은 ‘내 사랑하는 자녀같이’ 권하고 가르친다고 말합니다. 성도를 사랑하는 자녀로 생각하고 대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고린도 교회 교인들을 향해 ‘내가 복음으로써 너희를 낳았음이라’라고 합니다. 바울은 평생 혼자 살았지만, 영적 아버지의 마음과 아이를 낳는 영적 어머니의 마음으로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대합니다.
사도 바울은 단지 성경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닙니다. 단지 삶의 규칙을 알려주는 교사도 아닙니다. 그는 복음으로 해산하는 수고를 통해 성도들을 낳았고, 부모의 마음으로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사랑했습니다.
오늘날 어쩌다가 한국교회에 위기가 왔습니까. 교회학교가 힘을 잃으면서 교회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먼저 사회적 환경이 변했습니다. 주5일제 시행과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그리고 저출산 시대를 맞이하면서 신앙생활이 절대적인 가치에서 상대적인 가치로 바뀌고 있습니다.
또한 기독교교육학자들은 교회교육의 ‘학교성’을 교회학교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교회학교는 영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평일에 공장에서 일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주일에 하던 교육입니다. 이후 유럽과 아메리카를 거쳐 한국교회에도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환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21세기 한국교회 자녀세대는 학교생활에 지쳐 있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다닙니다. 그러다가 모처럼 쉬는 주일에 ‘교회학교’에 가야 합니다. 아직 자기 신앙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자녀들이 모처럼 쉬는 날에 부모님 때문에 억지로 교회에 나옵니다.
자녀들에겐 지식적인 성경말씀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인격적인 사랑의 관계’가 필요합니다. 신앙을 말이 아닌 삶으로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줄 스승이 필요합니다. 교회가 자녀들에게 단지 또 하나의 학교생활, 학원생활로 여겨진다면 그것처럼 피곤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특히 청소년과 청년들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고, 실제적인 삶의 문제를 같이 나눠줄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지금 아이들은 주일에 교회에서 학교를 경험하기보단 사랑의 공동체를 경험하길 원합니다. 사랑의 공동체를 통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보고 느끼기를 원합니다.
베트남에서는 박항서 축구감독의 인기가 높습니다. 박항서 감독을 연구한 사람들은 그의 리더십을 ‘파파리더십’이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을 ‘짜’ 또는 ‘타이’라고 부릅니다. ‘짜’는 ‘아빠’, ‘타이’는 ‘스승’이라는 뜻입니다. 박항서 감독이 그야말로 아빠이자, 스승이라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가 처음에 베트남에 갈 때는 말이 통하지 않아서 힘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을 안아주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등 마음을 담은 스킨십을 통해 선수들과 소통했습니다. 다친 선수의 발을 밤새도록 마사지하던 그의 사진이 기사화되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영적 아버지입니까. 지금의 자녀세대들은 영적 아버지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도 바울과 같은 영적 부모가 필요한 때입니다. 따듯하고 힘 있는 영적 스킨십이 필요한 때입니다. 목회자로부터 교사에 이르기까지 자녀세대를 사랑으로 돌보고 신앙의 모범이 되는 영적 아비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진형 서울 영신교회 목사
◇영신교회는 서울시 강서구에 1975년 6월에 설립되었습니다. 함께 호흡하며 지역사회를 섬기고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고 새 시대 부흥을 위해 힘쓰는 ‘하나님의 꿈을 이루는 교회’입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