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와의 혈전 끝 힘겹게 승리를 거두고 극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6대 5로 승리했다. 두산은 전날까지 리그 1위에 올라 있던 SK 와이번스와 88승 1무 55패로 동률이 됐지만 상대전적(9승 7패)에서 앞서 승자승 규정에 따라 2019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었다.
두산의 저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NC는 2-1로 앞선 7회말 김건태의 견제구 실책 때 2루수 박민우가 필사적으로 공을 잡아 송구하려다 부상당해 교체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두산은 2-2 동점이 된 8회초 계투로 나선 유희관의 폭투로 3점째를 내준 뒤 권희동과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맞아 2-5로 끌려갔다. 그러나 8회말 2사 2, 3루 찬스에서 허경민의 중전 적시타로 4-5로 추격한 뒤 대타 김인태의 잠실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다시 한번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승부는 정규이닝 내로 결정됐다. 9회말 대타 국해성의 2루타로 만들어진 1사 2루 상황에서 박세혁의 중전 안타로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가져갔다. 2루수 지석훈의 글러브에 맞고 공이 굴절되며 대주자 김대한이 여유있게 홈인했다. 한국시리즈 직행이 확정된 순간 두산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 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두 팔을 번쩍 들었다.
두산의 우승은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얻은 결과였다. 불과 한달여 전까지 SK가 선두 독주를 이어갔다. SK는 5월 30일 두산을 1위에서 끌어내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단 한번도 2위를 내주지 않았다. 한때 SK는 두산을 9경기차로 따돌리고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환골탈태한 앙헬 산체스와 부활한 김광현의 원투펀치에 시즌 중반 브룩 다익손을 퇴출하고 데려온 헨리 소사가 7월 9일 이후 4번의 등판에서 28이닝 1실점이라는 완벽투를 펼치며 SK의 독주는 계속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SK가 8월 25일 이후 지난달 18일까지 5승 10패로 부진에 빠지며 1위 경쟁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 기간 동안 SK는 타율 0.235(리그 9위)에 팀득점 리그 최하위(50점)에 그치는 타격 난조에 시달렸다. 여기에 두산이 지난달 19일 SK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잡아 경기차는 4까지 줄어들었다. 더블헤더 결과로 두산이 SK를 상대전적에서 9승 7패로 앞서게 되며 SK는 정규리그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위해 반드시 두산보다 정규리그 승률이 높아야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이후로도 두산의 약진과 SK의 부진은 끝나지 않았다. 두산이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9경기에서 8승을 쌓아올리는 동안 SK는 4승 5패로 반등하지 못했다. 이어 두산은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같은날 삼성 라이온즈에 패한 SK와 공동 1위(86승 55패 1무)로 올라섰다. 결국 정규리그 우승의 주인공은 시즌 마지막 경기 마지막 이닝에서 결정이 났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