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1일 홍콩에서는 ‘애도의 날’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실탄에 한 남성이 가슴을 맞아 중상을 입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취안완 지역에서 벌어진 시위 과정에서 한 남성이 경찰이 쏜 실탄에 가슴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남성이 총을 맞고 쓰러지자 진압 경찰과 응급 구조 요원들이 이 남성에게 산소호흡기를 부착하는 등 응급조치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카오룽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자 경찰관들이 실탄 경고사격을 하기도 했다. 한 경찰관이 시위대를 쫓다 넘어져 폭행당하는 상황에 처하자 다른 경찰관과 함께 실탄으로 경고사격을 하며 시위대의 접근을 저지한 것이다. 경찰관 2명이 시위대에 권총을 겨누는 사진도 SNS에 유포됐다.
완차이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의 접근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불을 질렀고 센트럴과 삼수이포, 사틴 지역에서도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함께 파란색 물감을 섞은 물대포를 시위대에 쏘기도 했다.
경찰은 툰먼 지역에서 시위대가 부식성 액체를 사용하는 바람에 경찰관들이 손과 목 등에 화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녹아내린 진압복 사진과 화상입은 경찰관 모습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시위대와의 격렬한 충돌로 피를 흘리는 경찰관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앞서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신중국 70주년인 1일은 ‘애도의 날’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오후 2시부터 시위를 하겠다고 신고했다. 홍콩 당국은 이를 불허했지만 시위대는 홍콩 시내 곳곳에서 화염병을 던지며 최루탄으로 맞선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가 거세지자 홍콩 지하철 당국은 오후 5시 91개 지하철역 중 25개 역을 폐쇄했다.
한편 시위대에 관용을 호소해온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은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 기념식 초청에 대해 고령(91세)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홍콩의 각계 인사 240명을 이끌고 베이징으로 가 국경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