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촛불집회 참가 인원을 연일 걸고넘어지고 있다. 주최 측이 밝힌 ‘200만명 참가’를 정부·여당이 공식 발언에 인용하면서 이 숫자가 조국 법무부 장관 엄호에 활용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집회에 나오면서 당황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1일 국회에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집회 참가 인원 200만명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진단했다. 1995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100만 행진’이 근거로 제시됐다. 당시 집회 장소인 워싱턴 기념탑에서부터 연방의회 건물까지의 면적이 24만㎡인데, 서초동 집회 면적은 이보다 훨씬 작은 2만2400㎡로 200만명 참석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한국당 주장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서초동 거리의 면적으로 미뤄봤을 때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임에도 온 언론이 계속해서 200만명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문제삼았다.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지난달 23∼25일 전국 성인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전주보다 3.3% 포인트 오른 48.5%라고 발표했다. 김상훈 한국당 의원은 “동종(여론조사) 업계에서도 우려할 만한 조사가 진행됐다는 의혹이 있다”며 “리얼미터의 조사 방식을 공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조 장관이 3위로 데뷔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3∼27일 전국 성인 2506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한 결과 이낙연 국무총리(20.2%), 황교안 한국당 대표(19.9%), 조 장관(13.0%) 순으로 나타났다. 줄곧 선두를 달리던 이 총리 선호도를 조 장관이 흡수하면서 차기 대선주자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
조국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권 지지층 결집 현상이 뚜렷해지자 한국당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보수 세력이 이렇게 분열된 상황에서 내년 총선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3일 조 장관 규탄 집회를 준비 중인 당 사무처도 조급한 모습이다. 집회 규모가 서초동 집회보다 크게 작을 경우 여론전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당원협의회별로 100~400명의 참석 인원을 할당하는 등 총동원령을 내렸다.
심우삼 김용현 이가현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