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펑-41’ 첫 공개… 열병식에 첨단 무기 총출동 군사굴기 과시

입력 2019-10-02 04:06
중국 정부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중국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DF-41)이 첫 등장했다. 둥펑-41은 사거리가 1만2000㎞ 이상으로 지구상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공격목표 오차범위가 100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1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갖고 첨단 무기를 무더기로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천안문 성루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몽(中國夢)을 역설했다.

회색 인민복 차림의 시 주석은 이날 열병식 직전 연설을 통해 “지난 70년 동안 인민들이 한마음으로 분투해 괄목할 성과를 이뤘다”며 “모든 당과 군, 인민은 ‘두 개의 백년’ 목표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을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평화통일, 일국양제’ 방침을 견지해야 하고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을 추진하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연설 마지막에 “위대한 중화인민공화국 만세, 위대한 중국공산당 만세, 위대한 중국인민 만세”라며 만세삼창을 했다.

열병식에서는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도 시 주석과 함께 나란히 성루에 올랐다. 94세의 장쩌민은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나왔고, 백발이 된 후진타오도 옆에서 열병식을 지켜보며 시 주석의 권위에 힘을 실어줬다.

열병식은 중국의 ‘신무기 경연장’을 연상케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무기는 처음 모습을 드러낸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DF-41)이었다. 둥펑-41을 실은 차량 16대는 열병식에서 지상무기 가운데 가장 마지막 순서로 소개됐다. 둥펑-41은 사거리가 1만2000㎞ 이상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비롯해 지구상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공격목표 오차범위가 100m에 불과하다.

음속의 5배 속도를 내는 둥펑-17 탄도미사일도 선보였다. 사거리 1800~2500㎞로 초음속 추진기를 장착한 이 미사일은 요격이 어려워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뚫을 수 있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중국 매체는 “단 8발로 미국 최신 항모전단 전체를 궤멸시킬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둥펑-5B를 비롯해 YJ-18A 함대함(함대지) 미사일,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100 초음속 미사일도 공개됐다.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의 이륙 장면도 생중계됐다. 젠-20은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 F-22, F-35와 대적하기 위한 전투기로 작전반경이 2000㎞이며 공중급유 시 4000㎞까지 작전 가능하다. 대형 수송기 윈(運·Y)-20을 비롯해 훙(轟·H)-6N 폭격기, 훙-6K 폭격기, 젠-15 항공모함 함재기, 젠-10과 젠-11B 등 주력 전투기, 첨단 전투기인 젠-16, 무장 헬리콥터 즈(直·Z)-20 등도 선보였다.

80분간 진행된 열병식에는 중국군 육·해·공군과 유엔평화유지군이 연합해 구성된 59개 제대, 1만5000여명이 투입됐고 군악대도 1300명이 동원됐다. 군용기는 모두 160여대, 전차 등 군사 장비는 580대가 참가했다.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은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16번째 열병식이다. 천안문 열병식은 1949년 신중국 수립 때부터 10년간 건국절에 열리다 1960년부터 24년간 중단됐다가 덩샤오핑이 1984년 부활시켰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