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검은 여왕’으로 불린 세계적인 흑인 오페라 가수 제시 노먼(사진)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74세.
유족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노먼이 이날 오전 7시54분쯤 뉴욕 마운트 시나이 세인트 루크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사인은 척수 손상에 따른 합병증인 패혈성 쇼크와 다기관 기능 부전.
유족은 “그의 음악적 성과와 전 세계 청중에게 기쁨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영감을 줬다는 데 대해 자랑스럽다”며 “기아, 노숙인, 청소년 발달, 예술·문화 교육 등의 문제에서 그의 인도주의적 노력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1945년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아마추어 음악인 가정에서 태어난 노먼은 1969년 독일 ARD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세계적 가수로 발돋움했다. 우승자에게 주어진 데뷔 무대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의 엘리자베트 역을 훌륭히 소화해 일약 스타가 됐다.
이후 이탈리아 라스칼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 등에서 ‘카르멘’ ‘아이다’ 등 작품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1997년 52세 나이로 최연소 케네디센터 명예상을 받았으며, 2010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예술훈장을 받았다. 또 15차례 그래미상 후보로 올라 4차례 수상했다.
권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