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연소 총리’였던 제바스티안 쿠르츠(33) 국민당 대표가 예상대로 총선에서 승리하며 두 번째 총리직을 수행하게 됐다.
AP통신 등은 30일(현지시간) 전날 진행된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잠정 집계 결과 우파 국민당이 38.4%로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중도 좌파 사민당은 21.5%로 2위를 차지했고, 극우 자유당은 17.3%로 3위를 기록했다. 녹색당(12.4%)과 네오스(7.4%)가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전체 183석 가운데 국민당은 73석, 사민당은 41석, 자유당은 32석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로 세계 최연소 총리 타이틀을 유지하게 된 쿠르츠는 16세였던 2003년 국민당의 하위 기구인 청년 국민당의 당원으로 정치에 발을 내디딘 후 빈 시의회 의원, 사회통합 정무차관, 외무장관 등을 거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7년 5월 국민당 대표를 맡은 그는 당 장악력을 키웠고 5개월 뒤 치러진 지난 총선에서 국민당을 제1당(득표율 31.5%)으로 만들며 31세 나이로 총리가 됐다.
당시 그는 국민당의 오랜 파트너였던 사민당 대신 ‘반(反)이민’ 노선을 공유하는 자유당을 연정 파트너로 선택했다. 자유당은 나치 친위대에서 복무한 전력이 있는 안톤 라인트할러가 주도해 1956년 만든 극우정당이다. 소속 정치인의 나치 찬양과 인종차별 발언 등으로 여러 차례 물의를 빚은 자유당은 쿠르츠에게 연정 이후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왔고 결국 연정 붕괴로 이어졌다.
쿠르츠 본인도 의회의 불신임을 받고 낙마하면서 이번 조기총선을 치르게 됐다. 하지만 출중한 외모와 젊은 이미지, 언변 등을 토대로 형성된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은 그는 조기총선에서 승리하며 다시 오스트리아를 이끌게 됐다.
그렇지만 국민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지 언론은 국민당-녹색당-네오스의 ‘3각 연정’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총선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녹색당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 우파인 국민당과 좌파 성향의 녹색당, 친기업적인 네오스는 여러 정책에서 이견이 커 연정을 구성해도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이 자유당과 다시 손잡거나 2위 사민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내다보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지난 연정에서 쿠르츠에게 큰 부담이 됐던 자유당이나 2017년 이후 관계가 악화됐던 사민당과의 연정 성사가 쉽지는 않다. 이에 따라 자칫 연정 구성에 실패해 소수 정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