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복음화를 꿈꾼 고 김준곤 목사의 사역과 설교에는 6·25전쟁을 직접 겪은 그의 민족적·가족적 아픔이 투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목사는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본부에서 열린 ‘김 목사 10주기 추모행사’ 학술발표회에서 “김 목사는 십자가의 복음을 설교나 신학, 가르침으로만 전파하지 않고 친히 슬픔과 아픔의 골짜기를 걸으며 십자가의 긍휼과 용서, 사랑을 가슴과 삶으로 전파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1950년 10월 3일 전남 신안군에서 아버지와 아내를 공산당원들에게 잃는 슬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붙잡힌 공산당원들을 용서했다. 김 원로목사는 이를 두고 “그가 보인 용서와 사랑에 당시 많은 주민이 예수께로 돌아오는 구원의 역사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김정우 총신대 명예교수는 김 목사 설교를 분석하며 “그의 설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향기가 있다”면서 “이는 그가 겪은 가족의 비극을 통해 나온 것이자 그 고통을 주님의 사랑으로 용해한 정신세계의 결과”라고 풀이했다.
심상법 총신대 교수도 “김 목사의 설교는 민족의 역사적 상흔과 가족사의 상흔,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상흔과도 깊이 연관돼 있다”면서 “그는 기도와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 위로받고 힘을 얻었다. ‘성령의 함께하심’은 그의 신앙세계를 이끈 동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렇기에 김 목사는 항상 제자들에게 ‘기도나 말씀, 성령보다 앞서지 말자’고 권면했다”고 말했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