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조 몰린 안심전환대출 ‘당첨 상한선’ 집값은 2억8000만원

입력 2019-10-01 04:02

최대 연 1%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금액이 74조원을 기록했다. 대출 한도(20조원)의 4배 가까운 규모다. 집값이 낮은 순서대로 선정되는데, 1차 커트라인은 ‘주택가격 2억1000만원 이하’ 대출자들이다. 여기서 40%가 요건 미달, 대환 포기 등으로 빠져나가면 ‘집값 커트라인’은 2억800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달 첫째 주부터 올해 말까지 선정자 안내 및 대환 절차를 끝내기로 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16일부터 2주간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건수가 63만4875건, 신청 액수는 73조92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청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2억8000만원, 평균 소득(부부합산 기준)은 약 4759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대환 신청액은 1억1600만원이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기존에 변동금리나 준(準)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을 연 1.85~2.20% 수준의 장기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하는 정책 금융상품이다. 변동금리 대출자의 금리 리스크(위험)를 줄여준다는 취지다. 손 부위원장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국내 은행권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45.0%)보다 약 3.2% 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라며 “향후 20년간 약 27만명에게 총 2000억원(1인당 연 75만원)의 이자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선정 예상자(집값 2억1000만원 이하)의 평균 주택가격은 1억5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평균 소득은 4100만원, 평균 대환 신청액은 7500만원이었다.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의 신청 비율이 전체에서 62% 정도였는데, 실제 수도권의 선정 비율은 40%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게 금융위 예측이다. 다만 자격 요건이 맞지 않아 탈락하거나, 스스로 포기하는 사례를 감안할 경우 ‘당첨 상한선’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손 부위원장은 “2015년 안심전환대출 신청자의 요건 미비, 대환 포기 등 비율이 약 15%였다”며 “이번에는 온라인 접수 등으로 ‘탈락 비율’이 30% 이상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낮은 금리의 고정형 대출로 갈아타려는 수요자가 몰리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온라인 신청 창구(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수차례 전산장애를 일으켰다. 실제 신청 건수의 88%(55만6000건)는 온라인 접수였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 등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거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자 가운데 집값 2억1000만원 이상인 대출자의 61%는 보금자리론을 통해 연 2% 초반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며 “안심전환대출 한도(20조원)를 늘릴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