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이웃의 목숨을 구한 40대 남성이 ‘LG의인상’을 받았다.
LG복지재단은 지난 12일 광주시 광산구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피해 창틀에 매달려 있던 이웃을 구한 양만열(45·사진)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양씨는 사고 당일 오전 4시쯤 소방차 사이렌 소리와 “불이 났다”는 외침을 듣고 잠에서 깼다. 맞은편 동 5층에서 맹렬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양씨는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상황을 살피다 5층 보일러실 창턱과 창틀에 매달린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이웃 두 명을 발견했다. 그는 추락 위기에 처한 이들을 구하기 위해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갔다.
아파트 구조를 잘 알고 있던 양씨는 불이 난 아파트 아랫집 보일러실 창틀 위로 올라가 몸을 4층 창밖으로 내밀었다. 5층 창틀에 매달려 간신히 버티고 있던 20대 여성을 안으로 끌어당겨 구조하고, 남성도 마저 구조하려 했지만 그 사이 남성은 안타깝게도 추락해 숨지고 말았다. 양씨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사람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내 딸 같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뛰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은 “자신도 추락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불길에 휩싸인 아파트 밖으로 몸을 내밀어 이웃을 구한 양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한다”고 밝혔다.
LG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제정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