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투수 출신 허삼영 삼성 새 감독 ‘파격 발탁’

입력 2019-10-01 04:07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파격적으로 허삼영(47·사진) 전력분석팀장을 김한수 감독 후임으로 선임했다.

삼성은 30일 “허삼영 제15대 사령탑과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3년간 총액 9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팀을 이끈 김 전 감독은 3년간 팀이 9위, 6위, 8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투수 출신인 허 감독은 1991년 삼성 고졸연고구단 자유계약 선수로 입단해 5년간 현역으로 뛰었다. 1군 성적을 보면 허 감독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93년부터 95년까지 1군에서 뛰었는데 통산 성적은 4경기, 2.1이닝, 평균자책점 15.43으로 초라했다.

현역 시절 한때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일찍 마쳤다. 허 감독은 96년 훈련지원요원으로 라이온즈에 입사했고 98년 이후에는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이번 감독 선임이 앞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가 시도했던 무명 감독 실험을 연상케 한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염경엽 감독(현 SK 와이번스)과 후임 장정석 감독은 모두 현역 때 무명선수였지만 팀을 강팀으로 조련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허 감독이 데이터 야구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라며 “라이온즈가 2018시즌부터 라이온즈 파크에 트랙맨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후 운용하는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또 “20년 동안 전력분석 노하우를 갖춘 허 신임 감독은 라이온즈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및 성향을 잘 파악하고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파격 인사를 단행한 삼성 라이온즈는 곧 감독 취임식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김영석 선임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