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추석 효과 ?… 생산·소비·투자 ‘동반 약진’

입력 2019-10-01 04:04

지난달 생산·소비·투자 등 산업활동 3대 지표가 모처럼 올랐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른 추석연휴로 소비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이다. 자동차와 휴대전화 등 신제품 출시 효과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표’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경기 반등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향후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표’는 하락 흐름을 벗어나지 못해 낙관은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은 30일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하고 8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이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서비스업(1.2%), 도소매(2.4%) 등을 중심으로 생산이 늘면서 지난 7월(1.5%)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1.9%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나타낸 건설기성액은 전월 대비 0.3% 올랐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7월보다 3.9% 증가했다. 2011년 1월(5.0%) 이후 8년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통계청은 추석연휴가 예년보다 빨라지면서 8월에 명절 선물세트 수요가 늘어나는 등 소매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자동차·휴대전화 신제품 출시가 효과를 봤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수입차 인증 지연 문제가 해소되면서 승용차 판매가 늘어난 점도 소매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력산업인 제조업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1.4% 감소했다. 휴대전화 신제품 효과를 거둔 통신·방송장비는 53.2% 상승했지만, 자동차(-4.6%)와 고무·플라스틱(-5.9%)은 줄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5로 7월보다 0.2 포인트 올랐다.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는다. 김 과장은 “산업활동 지표 흐름이 좋아 경기동행지표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경기 예측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5월 이후 4개월째 내림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하락세가 뚜렷했던 2009년 3월(97.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 과장은 “경기가 좋아지려면 수출이나 대외여건이 개선돼야 하는데,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아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